- "농가당 배정 물량 적어 수매액 많아야 35만 원"

정부가 양파 가격 폭락 대책의 하나로 11년 만에 직접 수매에 나섰지만 시기가 늦고 가격이 낮아 실익이 없다는 비판(본지 지난 17일 자 2면 보도)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배정량마저 턱없이 적어 경남지역 농민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의 수매 대상량 2만5000t 중 경남 몫을 3749t으로 결정했다. 농림부는 앞으로 양파 주산지인 창녕 등 8개 시·군의 22개 지역농협을 통해 정부 수매 대행을 실시, 8월 말까지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앞서 농림부는 양파 수급 안정을 목적으로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농가들로부터 수매 신청을 받았다. 정부가 양파를 직접 사들이는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이날 농림부가 책정한 경남 배정량은 전국 수매량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 이 물량을 경남도 내 지자체별로 나누다 보니 일부 지역의 경우 수십t밖에 되지 않아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양파 주산지인 창녕군 농민들은 수매신청 기간 정부가 2만2446t의 양파를 사줄 것을 희망했으나 정부 배정량은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1955t으로 확정됐다. 올해 1635㏊의 밭에서 양파 10만4640여t을 생산한 합천군은 5700t의 수매를 요청했다. 그러나 합천군에 할당된 물량은 12.6%에 불과한 717t에 그쳤다. 함양군에는 요구물량 3360t 중 451t만이 배정됐다.

올해 경남도내 양파재배량을 33만2500t으로 추산하고 있는 농민들은 중간상인들에게 헐값에 넘겨준 것을 제외하더라도 10여만 t가량의 재고가 쌓여 있는 마당에 3749t 수매는 자신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창녕군의 한 농민은 "정부방침대로라면 우리 군의 경우 농가당 배정된 물량이 아무리 많이 잡아도 50망(1망은 20㎏) 수준을 넘지 못하는데 1등품 1망의 가격이 7000원이니 35만 원밖에 더 되느냐"며 "이 돈을 받아서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합천농민회 정세영 회장은 "그나마 기대했던 정부의 수매량이 신청 물량의 10분의 1 정도니 이건 농가소득을 보장하기는커녕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각 군에 할당된 물량이 적다 보니 수매를 신청한 농민들 가운데에서도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 관계자는 "예산난 등으로 전체 수매량을 2만5000t으로 한정하다 보니, 경남지역 배정물량이 3749t으로 정해졌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