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 처한 경남 창원시가 안상수 시장 취임을 계기로 대형 사업 재검토 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 지역사회는 시의 이 같은 '허리띠 졸라매기'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볼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다.

20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도시철도건설 사업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재정건전성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정책을 원점에서 다시 살펴보라는 안 시장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산합포구와 진해시 석동(30.36㎞)을 잇는 도시철도 건설은 현재 시가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운행 시기는 2021년이다. 그러나 7000억 원이라는 비용이 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일정 부분 국비와 도비가 지원된다 하더라도 2010년 통합시 출범 이후 39.8%까지 떨어진 재정자립도를 고려하면 사업을 제대로 끌어가기에는 시의 역량이 크게 부족한 상태다. 또 개통 이후에도 적자 보전액 충당 등으로 시는 큰 부담을 져야 한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등은 도시철도 건설 계획이 그대로 진행되면 시가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올해 2조4000억 원)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이 파탄날 수 있다며 이전부터 문제를 제기해 왔다.

안 시장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며 최근 도시철도 건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에 시는 지난해 출범한 민관협의회를 활용, 성공 가능성 여부 등을 다시 따져보기로 했다.

의창구와 성산구, 마산회원구 등 3개 구청의 신축계획도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의창구 청사 등이 낡아 업무에 지장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2012년부터 청사 신축을 추진했다. 구청별 공사비는 230억~280억 원대로 전체 규모는 1000억 원이 될 전망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이 만한 금액을 들여 청사를 다시 지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 우선 순위에서 뒤처지는 등 3개 구청사 건립 공사는 뒤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시민단체 등은 시의 대형 사업 재검토 방침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대형사업이 있어야 시가 발전하다는 발상은 잘못된 것"이라며 "한정된 가용예산을 활용, 시민들에게 정말 필요한 시설을 짓는 것이 기초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