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이폰 사용자 2만 8천여 명이 원고로 참여한 위치정보수집 집단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나자 이 소송을 주도한 법무법인이 항소장을 내고 '2라운드' 법리 공방에 나섰다.

경남 창원의 법무법인 미래로는 지난달 26일 1심 재판에서 패소하고 나서 곧바로 항소심 참여자를 모집해 지난 17일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항소심 참여자는 1심 소송 인원에서 큰 폭으로 줄어든 1천209명이다.

미래로는 항소기한이 정해져 있는데다 1심 참여자를 대상으로 이메일로 항소의사를 확인해 접수하는 데 시간이 걸려 항소심 참여인원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또 이번 항소심은 원고들의 실질적 이득을 구하기보다는 공익소송에 대한 판례를 남기기 위한 것으로 대법원 상고심까지 대비하려면 소송 참여인원이 너무 많아도애로가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이 때문에 미래로는 이번 항소심과 대법원 상고심 소송비용을 합쳐서 1만원만 받았다.

1심에서 1인당 100만원을 청구했던 위자료는 3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래로 집단소송 담당자는 "항소심에서는 위치정보 수집행위에 대해 아이폰 사용자들이 구체적으로 동의했는지와 위치정보 불법수집행위가 존재했는데도 위자료를산정할 수 없다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따져볼 방침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항소심은 올해 안에 결론이 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미래로는 앞으로 항소기록이 접수됐다는 법원 통지를 받고 나서 항소이유서를 제출하고, 법원은 피고 측으로부터 항소이유서에 대한 반박의견을 제출받는 등 서면공방을 거쳐 1차 기일이 잡히려면 최소 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2년 7개월 정도가 걸린 1심 선고처럼 치열한 법리 공방을 거쳐 항소심 선고가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창원지방법원 제5민사부는 지난달 26일 임모씨 등 2만 8천여명이 미국 애플 본사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소유자 동의 없이 위치정보를 수집한 것은 불법이라며 원고 1명당 위자료 100만원씩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 선고 공판에서 원고의 청구를기각했다.

재판부는 아이폰 사용자들의 동의 없이 위치정보를 수집한 것은 불법이라면서도특정기기나 이용자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포함되지 않아 개인 위치정보라고 보기어렵고 외부로 유출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어 정신적 손해배상을 할 정도는 아니라는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