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저도 비치로드'의 가장자리가 허물어져 있다. 박동필 기자

- 가드레일 없어 안전사고 우려도

남해안 섬 둘레길로 유명한 경남 창원시 '저도(猪島) 비치로드'가 관리부실로 곳곳이 훼손돼 관광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또 안전을 위한 가드레일 등이 없는 곳도 많아 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중이다. 그러나 시는 예산 부족으로 보수비를 확보하지 못해 비치로드 정비에 대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17일 취재진이 현장 확인에 나선 결과, 출발지 300여m 지점부터 부분적으로 가장자리가 허물어져 있었다. 측면 버팀시설을 철재 등으로 단단히 고정해야 하는데도 나무 등으로 대충 받쳐놓았기 때문이었다. 또 너비 1m의 도로에는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한 덱 등이 깔려 있지 않아 비가 올 경우에는 보행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간의 비가 내린 이날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이 몇 번씩이나 미끄러지는 모습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주변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파악됐다. 비치로드 아래 해안가에는 폐부이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편의시설 역시 크게 부족했다. 특히 벤치 수가 적어 고령의 관광객들은 중도에 쉴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저도 비치로드는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 일대 육지와 저도를 잇는 길이다. 옛 마산시가 2010년 3월 3억6000만 원을 들여 완공했다. 총연장은 6.6㎞(3개 코스)다. 섬에 만들어진 데다 남해안 절경 조망이 가능해 주말이면 전국에서 3000~5000여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길 주변의 두꺼비 바위가 득남에 효험이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이 더욱 늘었다.

방문객들의 숫자가 증가하면서 비치로드의 훼손도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 길은 개설 당시 저예산의 공공근로 사업으로 진행된 까닭에 이후 체계적인 보수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마산합포구청도 예산부족으로 복구 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 구는 지난 2월 시에 보수비를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반영되지 않았다.

이날 비치로드를 찾은 김철수(56·대구시 달성군) 씨는 "풍광은 일품인데 편의시설 등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 또 도로 바깥에 안전사고를 대비한 가드레일이 설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산합포구 관계자는 "보수가 시급한 것은 알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 예산을 확보해 조치를 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