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모평서 예년보다 처지는 등
- 정시로는 재수생과 경쟁 힘들어

올해 부산지역 일반고(옛 인문계고) 3학년 수험생이 전반적으로 수능시험에서 예년보다 크게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일선 일반고에서는 올해 대입에서 수시 모집 준비에 '올인'할 태세다. 이는 현재 고3이 고교에 입학했던 2012년에 일반고 입시에서 미달 현상이 생겼고, 그 여파로 중학교 내신성적이 좋지 않았던 학생까지 대거 일반고에 진학했던 사실과 상당 부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일반고 입시의 내신성적 합격선(추정치)은 ▷2011년 상위 75% ▷2012년 100% ▷2013년 95% ▷2014년 81%다. 2011년에는 중학생 100명 중 내신성적순으로 상위 75명이 일반고에 진학했고, 현 고3이 입학했던 2012년에는 일반고 진학을 원했던 학생은 탈락 없이 모두 일반고에 진학했다는 의미다.

특히 2012년에 마이스터고 붐이 일면서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20% 학생 500여 명이 부산지역 3개 마이스터고(부산자동차고·부산해사고·부산기계공고)에 진학했다. 또 자율형 사립고(해운대고)와 특수목적고인 부산국제고, 3개의 외고, 2개의 과학고 등에 1등급 이내의 학생이 쏠리면서 일반고의 입시 경쟁력 약화는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한 진학 담당 교사는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도 부산 일반고 수험생 성적이 예년보다 평균 5%포인트 처지고, 1·2등급 학생수도 적다는 분석이 있다"고 귀띔했다. A 일반고 교사는 "자연계는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이 분발하면 후발 그룹도 자극받아 전체 성적이 오르는 데 선두그룹이 크게 줄었다"며 "성적 편차가 워낙 커 수업 지도가 어렵다는 교사들의 푸념이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올해 부산의 상당수 일반고는 수능 성적의 영향이 절대적인 정시모집 대신 수시에 명운을 걸고 있다. 시교육청도 다른 해보다 수시모집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B 일반고 진학교사는 "올해는 수시모집에 올인이다. 정시에서는 재수생과 경쟁이 예년보다 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 진로진학단 천복현 교사(경혜여고)는 "부산가톨릭대 부산외대 인제대 등 일부 지역대학은 수시의 학생부종합(옛 입학사정관)전형으로 500명 이상 선발하므로 중위권 학생도 이에 맞춰 자기소개서 등을 준비해야 한다"며 "6월 모평처럼 영어가 쉽게 출제된다면 등급 받기가 어려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못 맞춰 수시에서 탈락하는 사태도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