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용안 수립 협의 주체로

- 학계·언론·시민단체 참여

- 상업개발 무산가능성 커져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옛 철길) 활용 방안을 부산 시민이 결정하게 된다. 그동안 시민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폐선부지의 상업개발은 무산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부산시는 시민이 주체가 되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달 중 시민계획단을 꾸린 뒤 오는 9월 시민계획단이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원탁 회의)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부산시민공원 조성 때 운영해 시민공원 조성의 밑그림을 완성했던 라운드테이블을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활용 사업에도 도입하는 것이다. 

시 도시개발본부는 최근 서병수 시장에게 이 같은 내용으로 주요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이는 서 시장이 6·4지방선거 당시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상업적 개발을 중단하고, 계획 과정에서부터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시민이 주체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공약의 후속 조처다.

시는 시민계획단의 참여는 물론 온라인 등 다양한 방식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시민 중심의 개발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시민계획단은 학계, 시민단체, 언론과 전문가 등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이로 구성한다.

시 관계자는 "시민 의견을 충분히 모으기 위해서도 시민설명회와 자문위원단 운영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활용 방안을 충분히 논의한 다음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관련 업무보고 때 서 시장은 "상업개발을 너무 서두른다는 인상을 심어줘서는 곤란하다.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부산시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애초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중 해운대 올림픽교차로~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9.8㎞(폭 10∼36ｍ) 구간을 산책로, 자전거 도로 등 '그린레일웨이'로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전체 구간 중 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미포~옛 송정역 4.8㎞ 구간은 부지 소유자인 철도시설공단이 민간자본을 유치, 직접 개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철도시설공단은 지난 4월 민간 제안 아이디어를 공모, 해당 구간에 스카이 라이더, 레일 바이크 등을 도입하는 안을 채택했다. 하지만, 환경 훼손 논란에다 상업적 개발에 반대하는 여론이 빗발치자 현재 사업 추진을 보류해 놓은 상태다.

시는 내년 2월께 그린레일웨이 설계용역을 마치고 구간별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