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군 쌍백면 묵실마을에 있는 마을기업 합천효심푸드 회원들이 직접 담근 된장을 장독에서 꺼내 살펴보고 있다. 국제신문 DB

- 이익보다 공정한 분배 목표
- 일자리 창출·마을 활성화
- 기존 이윤 추구 기업과 차별

- 지역 특성 살려 상품 개발
- 전국에 마을 이름 알릴수도

- 제품·서비스 이용하면
- 내 소비가 이웃의 소득
- 모두가 행복한 거래 가능

국제신문은 매주 목요일 '힘내라 마을기업-지역에서 싹트는 희망'이라는 주제로 전국의 우수한 마을기업을 소개하는 기획기사를 싣고 있다.

마을기업이란 무엇이며, 기존 기업과는 어떠한 차이점을 보이는 것일까?

	부산 동구의 마을기업 희망나눔세차. 국제신문 DB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기업이란 이윤을 추구하는 영리적 단체를 말한다.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199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널드 코스는 '기업의 본질'이라는 논문에서 시장에서 발생하는 거래는 상당한 비용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위계조직과 보상체계를 갖춘 조직이 효율적인 거래에 유리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거래 비용이란 물건을 사고파는 거래에서 필요한 비용이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팔기 위해서는 내게 가장 필요한 물건 또는 고객을 알아야 하고, 가장 합리적인 가격대는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 쇼핑을 할 때 이용자 후기나 상품평 등을 살펴보게 되는 것은 바로 합리적인 거래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얻고자 함이다. 또한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의 계약이 공정하게 체결되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내가 물건을 팔거나 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세금, 수수료, 할인 혜택 등이 공정하게 책정되는지도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이처럼 물건을 사고파는 거래의 과정에서는 다양한 요소가 고려돼야 하며, 그에 드는 비용이 곧 '거래 비용'이다. 국경을 초월한 거래가 많아지는 오늘날에는 시장이 매우 확대되고 있으며, 거래에 필요한 비용 또한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일수록 내부에 많은 부서와 담당자가 있는데, 이들의 공통된 목표는 협력체계를 잘 구축해 기업이 거래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이윤을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발생한 이익이 어떻게 분배되는가이다. 대기업일수록 이익의 폭은 넓어지지만, 그러한 이익이 발생하는 데 기여한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분배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전 세계 곳곳에 매장이 있는 맥도날드나 스타벅스 같은 다국적 기업은 한국인이 소비해서 발생한 이익 대부분이 미국의 본사로 가게 된다. 그래서 좋은 기업의 조건을 살피려면,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가보다는 발생한 이익을 어떻게 공정하게 분배하느냐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마을기업은 '많은 이익'을 창출하기보다는 '공정한 분배'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좋은 기업이라 할 수 있다.

마을기업도 엄연한 기업이다. 지역주민 5인 이상이 사업비를 출자해 민법에 따라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다만 기존 기업과 다른 점은 지역주민의 비율이 70%를 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마을의 다양한 자원을 주민이 주도적으로 활용해 상품을 만들고 이를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마을기업은 지역주민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 마을을 활성화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기업들과 다르다.

예를 들어 미역과 멸치 같은 해산물이 풍부한 마을이라면 주민이 이를 활용해 '○○마을 미역' '○○마을 멸치'와 같은 제품을 만들어 마을기업을 설립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일자리가 없었던 마을의 주민이 직장을 갖고,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을기업의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다른 지역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우리 마을만의 고유한 제품을 판매해 마을의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다.

물론 전문가나 숙련된 경영자가 아닌 마을주민이 운영하기 때문에 마을기업이 큰 이익을 창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작은 이익이라도 그것을 마을 주민에게 고르게 배분하고, 더불어 잘 사는 마을로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마을기업은 분명 착한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언론에서 흔히 접하는 기업은 부정적인 모습도 많다. 그러한 가운데 마을기업과 같이 착한 기업이 우리 지역 곳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내가 소비한 제품의 이익이 우리 마을과 우리 이웃에게 돌아간다는 점이 마을기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최근에는 이 같은 취지에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과 같은 새로운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착한 소비'의 문화가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선미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강사·김정덕 한국언론진흥재단 NIE 강사


# 기사를 읽고

1. 대기업과 마을기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2. 우리 지역에서 활동하는 마을기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국제신문에서 보도한 '힘내라 마을기업-지역에서 싹트는 희망' 기사를 읽어보고, 활동 지역과 기업명, 무엇을 파는지에 대한 목록을 작성해보자.

3. 마을기업을 확산시키고, 키우기 위해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4. 부산사회적경제(www.bse.or.kr) 홈페이지를 방문해 마을기업과 유사한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에 대해서도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