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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마을기업-지역에서 싹트는 희망 <19> 창녕 우포생태마을체험회영농조합

우포늪서 자라는 말밤·창포로 제품 개발…자연 속 체험활동 '힐링캠프'

  •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
  •  |   입력 : 2014-07-02 19:24:04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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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녕군 대합면 신당리의 우포생태마을체험회영농조합 내에 자리한 체험관에서 어린이들이 창포로 머리감기를 하고 있다.
- 신당리 우포가시연꽃마을에 자리잡아
- 테마마을 연계 지역 농산물 가공 판매
- 말밤으로 만든 공예품이 대표상품
- 창포목욕제 진공팩 포장 유통기한 늘려

- 장대거룻배 타기·버드나무 풀피리 불기
- 미꾸라지 잡기 등 체험 프로그램 다양
- 약선볶음밥 등 힐링요리도 반응 좋아

경남 창녕 우포늪(천연기념물 524호)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창녕군 마을기업 1호(2012년 3월 지정)인 '우포생태마을체험회영농조합'은 우포늪 인근의 대합면 신당리에 자리 잡고 있다. 차를 타고 창녕IC를 빠져나와 창녕읍 방면으로 향하다 1080번 지방도를 타고 대구 방향으로 4㎞가량 달리면 이곳에 다다른다.

여느 마을기업과 달리 우포생태마을체험회영농조합은 생산한 제품을 파는 단계를 뛰어넘어 관광객들에게 '마을 자체를 판매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주민 200여 명은 마을기업과 함께 공생하며 행복한 삶을 가꾸고 있다.

■자연이 주는 선물로 제품을 만들다.

우포생태관광체험회영농조합 회원들이 창포를 이용해 각종 제품을 만드는 모습.
신당리는 우포늪 주변 가시연꽃 군락지인 사지포 가까이 있다. 우포가시연꽃마을은 2006년 농촌전통테마마을, 2011년에는 도농교류촉진법에 의한 휴양마을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조합은 테마마을과 연계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가공해 판매한다. 말밤공예제품, 창포목욕제, 질경이 등이다. 이를 통해 지역민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고령화된 마을에 귀농인들의 정착을 유도, 발전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조합의 대표 상품은 말밤공예품이다. 마을기업으로 출발하는 계기를 제공한 제품이기도 하다. 우포늪이나 저수지 등에 자생하는 부엽식물인 마름의 열매인 말밤을 가공해 열쇠고리, 노리개, 귀고리 등을 만든다. 2007년 경남관광기념품공모전에서 '창작아이디어 부문 은상'을 받았고 2008년에는 람사르총회 공식관광기념품으로 지정됐다. 여세를 몰아 2008년에는 특허청 상표등록과 디자인 등록도 마쳤다.

김량한(44) 대표는 "우포가시연꽃마을 총무직을 맡았던 2007년 경제적 수익을 창출할 것이 없나 고민하다 만든 것이 말밤 응용 공예품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창녕군청 직원들이 사무실에 들러 전시해 둔 말밤공예품을 우연히 발견하고서는 경남도관광기념품 공모전에 출품을 권유했으며 이를 계기로 지금은 마을기업의 대표상품이 됐다고 덧붙였다.

말밤은 소머리를 닮았다. 예로부터 부를 상징하고 나쁜 기운을 막아주며, 복을 주는 상징물로 여겨졌다. 김 대표는 몸에 지니면 좋은 기운을 준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창포목욕제는 단옷날 창포에 머리를 감던 풍습에서 착안해 제품으로 만든 것이다. 단옷날 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언제든 사용할수 있는 천연목욕제다. 조합은 파우치 살균 진공팩으로 만들어 유효기간을 2년으로 늘렸다. 전신 목욕제로 활용할 수 있는 이 제품은 비듬, 부스럼, 여드름, 무좀 등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제품을 구입해 사용한 관광객들의 주문이 잇따르자 최근에는 택배서비스까지 하고 있다.

■힐링을 상품화하다.

창녕군 우포늪 인근 수로에서 어린이들이 배를 타는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이 마을기업이 심혈을 기울이는 또 다른 부분은 다양한 체험활동이다. 체험을 즐기기 위해 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곧 마을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을 구입하는 일등 고객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조합은 상품판매를 위한 홍보에 주력하기보다는 체험활동을 알리기 위해 더 공을 들인다. 15명이 참여하고 있는 마을기업 뿐 아니라 테마마을로 지정된 가시연꽃마을과 연계하면 서로에게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판단에서다.

체험활동은 ▷늪지 보호구역 밖의 모래벌과 연결된 긴 수로에서 이마배(장대거룻배) 타기 ▷생이가래를 이용한 초록눈싸움놀이 ▷줄풀을 활용한 화살쏘기 ▷갈대잎배 만들어 띄우기 ▷버드나무 잎으로 풀피리 불어보기 ▷미꾸라지 잡기 ▷조상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흙담쌓기 등이다. 또 실내에서는 말밤공예품 만들기와 천연염색으로 손수건 물들이기, 창포 추출물을 이용한 비누만들기, 머리감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활동 후 청정지역에서 나는 질경이와 말밤을 이용한 힐링요리(약선볶음밥, 말밤오리백숙, 추어탕 등)로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약선볶음밥을 만드는 것은 김 대표의 부인 홍정희(43) 씨의 몫이다. 홍 씨는 "인스턴트 식품이 몸에 밴 아이들에게 자연식을 먹이려다 만든 것이 질경이볶음밥인데 뜻밖에도 반응이 좋다. 두 그릇씩 먹는 경우도 자주 있다"고 말했다.

조합은 이런 활동을 통해 수익금을 우포가시연꽃마을과 사이좋게 분배한다.


# 김량한 대표

- "상습침수지역 먹거리 부족, 쌀 대신 말밤 연명 아픈 기억…지금은 대표생산품 역할"

우포생태관광체험마을회영농조합 대표를 맡고 있는 김량한(사진) 씨는 고향을 떠나본 적이 없는 창녕 토박이다. 2000년부터 경남 창녕군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다 2006년에는 경남문화관광해설사(4기)로 선정됐다. 창녕우포공예인 체험회협회 회장, 우포가시연꽃농촌체험휴양마을회 사무장, 우포공방 지킴이 등 다양한 직함을 갖고 있다.

김 대표가 사는 마을은 우포늪 인근이라 상습침수 지역이었다. 논 농사를 지으면 10년에 불과 2, 3번 정도만 쌀을 수확할 수 있어 먹거리가 부족했다. 주민들은 이 때문에 대합면에서 가장 흔한 구황작물인 말밤으로 죽이나 떡을 해 쌀을 대신했다. 그는 "이 같은 아픈 기억이 마을기업 발족은 물론이고 대표 생산품인 말밤공예품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 수익으로만 마을기업을 판단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마을기업은 무엇보다 인간관계를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는 이런 관계를 훼손할 수 있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래서 김 대표는 조합의 미래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그는 "우리 마을기업이 현재 경제적 수익을 앞세울 정도로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니다"라고 인정하면서도 "치유와 생태를 중시하는 기업인 만큼 수익은 시간이 지나고 소문이 나면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다 보면 마을기업이 생활에 지친 사람들의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확신했다.

또 김 대표는 마을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재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래서 마을기업 설립 당시부터 인력수급을 위해 예술인의 귀촌에 큰 공을 들였다. 이런 노력 덕분에 서각가, 시인, 염색전문가 등이 마을기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제품 생산을 비롯해 체험활동 시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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