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북항재개발단지 해양문화지구에 들어선 부산오페라하우스 맞은 편에 자리 잡은 북항대교를 배경으로 불꽃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형상화한 이미지. 일신설계종합건축사사무소 제공

부산항 북항 재개발지역에서 명품 공연장으로 자리매김할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설계 공모작만 확정한 채 오랜 기간 지연됐던 설계 작업이 드디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 공연장이 완공되면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아시아권 최대 '최첨단 오페라 공연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부산시는 26일 오후 3시 건설본부에서 부산오페라하우스 공동 설계자인 노르웨이의 스노헤타 오버시즈 아키텍처 사와 일신설계종합사무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립공사 실시설계 착수보고회'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시는 이날 보고회에 이어 올 연말까지 ▷구조·기계·전기·토목·조경 시스템 ▷음향 ▷무대 등 기본설계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어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각종 시뮬레이션과 문제점 보완 작업을 거쳐 내년 9월께 최종 실시설계안을 수립하고, 2020년 완공을 목표로 2016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나설 방침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북항 재개발지 내 해양문화지구(문화·집회시설 용도) 2만8427㎡ 터에 건립된다. 설계는 2012년 12월 국제설계공모에서 선정된 스노헤타 오버시즈 아키텍처(건축설계)와 일신설계종합사무소(건축설계 총괄)가 공동으로 맡는다. 일신설계종합사무소 측은 "특별히 음향 등에 신경을 쓰는 설계를 바탕으로 세계 어딜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명품 오페라 공연장이 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지상 7층, 지하 2층, 전체면적 4만9000㎡ 규모의 최첨단 오페라 전용 공연장으로 짓는다는 게 부산시의 기본구상이다. 이곳에는 1800석짜리 오페라하우스, 300석짜리 콘퍼런스홀, 2600㎡짜리 전시실, 2000㎡ 크기의 아카데미(교육시설) 등이 들어선다.

스노헤타 오버시즈 아키텍처와 일신설계종합사무소는 공모 당시 제안했던 '땅에 걸쳐 앉아, 하늘을 끌어안으며, 오페라를 위한 공간과 빛을 창조한다'는 주제로 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서 외관을 하나의 굴절도 없는 곡면 외피에 둘러싸인 공간으로 연출하고, 공연장 역시 하나의 악기 역할을 하는 첨단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어서 건축과 건설업계는 물론 문화예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시 건설본부의 한 관계자는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둘러싼 논란이 많았지만, 사업 계획이 최근 정부의 '투·융자사업 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조속히 사업을추진하고자 실시설계에 착수했다"라며 "세계 유수의 오페라하우스를 능가하는 멋진 오페라하우스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복합문화시설 기능 추가 등 그동안의 시민 요구 사항을 포함한 다양한 의견을 이번 설계 과정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시가 실시설계에 착수했지만, 앞으로 건립 부지와 사업비 확보 문제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