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회 적고 대기시간만 길어"

- 당국, '다이빙 벨' 뒷북 투입 등

- 잠수방식·장비 놓고도 혼선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수색·구조 과정에서 정부 기관의 대응에 실망한 민간 잠수사들이 대거 철수하는 등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한때 300명이 넘는 민간 잠수사가 있었던 진도 팽목항은 24일 20~30여 명만 남아 있다. 수색작업에는 참여하지 못한 채 대기시간만 길어지는 데다 주어지는 잠수 기회도 적어 속속 떠나갔기 때문이다.

전문성을 갖춘 해군 특수전 전단 출신 잠수사들은 아예 수색에 참여하지도 못했다. 이들은 현재 수색·구조에 투입되고 있는 '머구리'식 잠수법을 일찌감치 제안했으나 해경이 이를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UDT동지회는 "해경의 안일한 대응 탓에 UDT동지회 소속 잠수사들이 한 번도 잠수하지 못하고 철수했다"며 "생업을 포기하고 현장으로 달려간 전문 잠수사들이 배제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잠수사 20명과 잠수 지원 인력 20명을 투입하고, 자력으로 바지선까지 동원했으나 해경의 구조 작업 참여 허가를 받지 못했다.

UDT 동지회 관계자는 "동지회 회원 모두 현재 구조 작업 중인 현역 UDT 대원의 스승격이며 전문 잠수사들인데, 레저 잠수부와 똑같이 취급했다"며 "사고 초기부터 투입됐다면 가이드라인을 여러 개 설치하고 유리창을 깨서 진로를 개척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다만, 선체에 설치된 가이드라인이 하나인 상황에서 최정예 요원부터 투입하려 했던 부분이 오해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해경이 '다이빙 벨'을 몰래 투입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다이빙벨은 잠수용 엘리베이터로 잠수부들이 다이빙 벨 안에서 머물며 수중 깊은 곳에서 20시간가량 작업할 수 있는 장비다. 애초 해경은 지난 21일 실종자 가족의 요청을 받은 해난구조 전문가 이종인 씨가 다이빙 벨을 현장에 가져갔으나 안전 문제 등으로 사용을 거부했다. 하지만 23일 새벽 대책본부가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 산업잠수관에서 다이빙 벨을 빌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대책본부는 "다이빙 벨을 가져온 것은 맞지만 투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