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올 거예요…중학생이 보낸 편지와 저금통-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에게 전해달라며 전국에서 모인 구호품과 성금이 가득 쌓였다. 23일 전남 진도 향토문화회관 광장에 마련된 구호물품 임시보관소에 중학생이 보낸 편지와 저금통이 놓여 있다. 전민철 프리랜서 jmc@kookje.co.kr

- 생존구역 '에어포켓' 확인 못해
- 머구리는 장비 때문에 애 먹어
- 기존 9배 1176t 바지선 투입

세월호 실종자 수색을 정조 시간과 무관하게 진행할 정도로 바다 상황이 호전됐지만, 이번엔 장비 문제로 아까운 시간만 흐르고 있다. 구조팀은 실종자가 많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3층 식당 진입에 성공했지만 생환소식은 없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조류가 약해지는 소조기를 맞아 다인실이 집중된 세월호 3, 4층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현재 구조대원 550여 명과 선박 212척, 항공기 34대를 투입해 밤을 새워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사고 해역은 파도의 높이가 0.5m로 잔잔했다. 밀물과 썰물 차가 줄어 조류 흐름이 느려지는 소조기를 맞아 조류 속도는 초속 1.6m까지 줄었다. 최대 초속 2.8m에 이르렀던 지난주보다 40%나 감소했다. 소조기는 24일까지다. 25일부터는 다시 물살이 세져 수색 작업이 힘들어진다.

시시각각 방향이 변하는 조류와 혼탁한 바닷물 때문에 구조대원은 여전히 수색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여기에 피로 누적으로 마비증세가 나타나는 잠수부가 증가하면서 구조팀도 극도로 예민해졌다. 10여 명의 잠수부가 연일 계속된 구조 작업으로 마비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상태가 좋지 않은 잠수사는 청해진함과 평택함 내 체임버에서 감압치료를 받았다. 이들 외에도 다수 잠수부가 선체 등에 머리를 부딪혀 다쳤다. 시정이 좋지 않아 손으로 더듬다 딱딱한 부유물에 상처를 입었다.

구조팀은 목숨을 건 수색을 벌이고 있지만 생존의 희망인 '에어포켓'을 발견하지 못해 힘이 빠졌다. 단 한 명의 생존자라도 나온다면 수색에도 힘을 얻을 것이다. 한 잠수사는 "상황이 생각한 것보다 심각하다.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은 '기적 중의 기적'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구조팀은 이날도 민간 잠수사인 '머구리'를 수색에 대거 투입했지만 장비 탓에 애를 먹고 있다. 머구리의 공기관 길이는 약 100m지만 선박의 공기 공급장치에서 수면까지 거리가 25~30m이고, 세월호가 수심 35m에 침몰해 30~40m밖에 여유가 없다. 게다가 조류 때문에 관이 휘어져 선체 깊숙한 곳까지 진입하기는 무리다. 침몰 사고 현장에 투입된 한 민간 잠수사는 "관이 짧아 깊숙하게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선체 깊은 곳을 수색하려면 장비 개선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색 현장 기지격인 바지선이 이날 교체됐다. 새로 투입된 바지선은 1176t 으로 기존 바지선의 9배 규모다. 교체 투입한 바지선은 사고 지점과 가까운 곳에 정박해, 잠수부가 가까운 거리에서 잠수를 시작할 수 있다. 해경은 이로 인해 선체 진입이 쉬워질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