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 내 LPG운반선 건조현장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 2명은 연기 마시고 치료 중

21일 오후 4시4분께 울산시 동구 일산동 현대중공업 5도크 내에서 건조 중이던 8만4000t급 LPG운반선 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작업 중이던 협력업체 근로자 2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소방당국과 회사 측에 따르면 사고와 함께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진 3명 가운데 A(37) 씨가 숨졌고, 화재 진압 후 현장 수습 중 B(39) 씨가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

사고를 목격한 한 근로자는 "선박 내 보온재 설치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치솟았다"고 말했다. 화재로 검은 연기가 현대중공업 일대를 뒤덮자 119상황실 등에는 폭발 위험성을 묻는 시민들의 전화가 잇따랐다. 또 화재 모습을 담은 동영상 등이 SNS 등을 통해 급격히 유포되면서 전남 진도 앞바다 세월호 침몰에 이어 초대형사고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고가 나자 소방당국은 소방차 18대와 소방관 50여 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불은 1시간 30여분 만인 오후 5시30분 께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잔불 정리 작업을 벌였다. 다행히 LPG선 선체 내부에 잔류가스가 없어 추가 폭발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 LPG선은 다음달 완공될 예정이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회사 관계자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또 폭발로 화재가 발생했는지, 아니면 다른 원인으로 발화가 됐는지 등에 대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선박 건조에 사용하는 보온재 등이 불이 타면서 화염이 급속하게 번져 피해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경찰 수사와는 별도로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한편 시민들은 지난 20일 삼성SDS 과천센터에서 불이 난데 이어 이날 현대중공업 LPG선 화재가 발생하자 대기업의 안전불감증에 대해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김모(49·울산시 남구 달동) 씨는 "세월호 침몰로 인해 우울한 마당에 삼성SDS나 현대중공업 등 큰 기업에서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일어나니 충격이 더 크다"며 "이런 일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