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대가 정부의 대학 구조개혁 방침에 따라 학과 통폐합 등 정원 감축 작업을 하면서 해당 학과 교수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해 논란을 빚고 있다. 교수들은 학교 측이 졸속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20일 동의대에 따르면 학교는 지난 14일 마감된 2015학년도 수시모집 요강 변경안 제출에 맞춰 애초 계획에 110명을 더한 310명 정원감축 계획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동의대는 지난해 불문과와 물리학과 폐과를 결정하면서 2015학년도 입시에서 정원(3905명)의 5.1%(200명)를 감축하는 계획을 미리 세웠다. 하지만 마감 시한을 이틀 앞둔 지난 12, 13일 주말 동안 110명을 더 감축하기로 한 뒤 학과 통폐합을 진행했다.
이 조치로 내년 폐과 예정이던 독어독문학과가 올해부터 폐과가 결정돼 2015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하지 않고, ICT공대와 인문대학 등도 학과 통폐합 대상이 됐다.
대학 측이 추가 감축에 나선 것은 올해 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을 앞두고 가산점을 받기 위해서다. 정원 감축 1%당 가산점 0.1점을 얻는데, 비슷한 규모의 동아대가 정원 8% 감축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추가 감원의 배경이 됐다. 110명을 더 줄이면서 정원 감축 비율은 5.1%(200명)에서 7.9%(310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통폐합 학과 교수들은 철저히 배제됐다. 동의대는 14일 정원 감축 계획을 확정한 뒤 해당 학과 교수들을 총장실로 불러 통보하고 15일 교무회의를 열어 감축안을 사후 승인했다.
교수들은 졸속 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동의대 박순준(사학과) 교수협의회 회장은 "교수들도 구조조정의 방향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한마디 상의나 예고, 기준도 없이 일방적으로 학과를 통폐합하는 것은 전횡"이라며 "아무런 준비도 않고 있다가 마감 이틀 전에 학과 통폐합을 추진한 것 또한 졸속행정"이라고 밝혔다.
박철제 동의대 기획처장은 "주말에 급히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해당 학과 교수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못한 점이 있다"며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되면 학교 발전에 큰 장애가 생긴다. 0.1, 0.2점 차이로 결정되다 보니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