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여객선 세월호에서 학생들을 대피시키다 숨진 남윤철 단원고 교사의 장례식이 20일 경기도 안산시 제일장례식장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살신성인 女승무원 명예졸업장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20일 잇따라 치러졌다. 희생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안산 지역 장례식장에는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제자와 교사 친구 선후배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이날 오전 5시께 경기 안산 제일장례식장에서 단원고 2학년 4반 장진용 군의 발인식이 유족과 친구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단원고 학생 희생자 중 처음으로 치러진 장례식인 탓에 더욱 비통한 분위기가 감돌았고 장 군의 친구들은 발인식 전부터 모여 숨진 장 군을 추모하며 눈물을 훔쳤다.

20일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박지영 씨의 빈소 앞에 시민이 보낸 조화들이 줄지어 있다. 연합뉴스

이후 같은 병원에서 한 시간 간격으로 같은 반 안준혁 군, 6반 담임 남윤철 교사, 3반 담임 김초원 교사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장 군과 안 군을 태운 운구차는 수원 연화장으로 향했고 남 교사는 충북 청주 목련공원으로 옮겨져 안치됐다. 남 교사는 사고 당시 배에 마지막까지 남아 학생들을 대피시키다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천주교식으로 치러진 장례식에서 남 교사의 아버지는 "끝까지 학생들을 살리려고 노력하다 목숨을 잃었기 때문에 저는 아들이 자랑스럽습니다"고 말해 장례식에 참석한 이들을 숙연케 만들었다.

올해 처음 담임을 맡은 김 교사는 사고가 발생한 날이 생일인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 교사는 숨진 최혜정 교사가 지난 19일 안장된 화성 효원납골공원에 안장됐다.

이후에는 경기 동안산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던 3반 전영수 양의 발인식이 열렸다. 전 양을 태운 운구차는 모교인 단원고를 잠시 들렀다가 수원 연화장으로 향했다. 4반 김대희 학생의 발인식은 안산 온누리병원에서 치러졌다.

박지우, 김소정, 이다운, 이혜경 등 학생 희생자 4명의 유족은 다른 유족들과 합동 장례식을 논의하기로 해 이날 예정돼 있던 발인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뒤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단원고 강모(52) 교감의 발인은 21일 오전 5시에 치러졌다. 강 교감의 빈소가 마련된 안산 제일장례식장에는 이날 오전 학생 2명과 교사 2명의 장례식까지 함께 치러져 침울함을 더했다.

한편 세월호 침몰 당시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숨진 승무원 박지영(여·22) 씨는 모교인 수원과학대로부터 명예 졸업장을 받게 됐다. 2011년 이 학교 산업경영학과에 입학한 박 씨는 어머니와 여동생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이듬해 휴학계를 냈다. 2012년 10월 큰아버지의 소개로 청해진해운에 입사해 세월호에서 승무원 일을 하게 됐다. 박 씨는 사고 당시 구명조끼를 학생에게 양보하고 대피를 돕다가 변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