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리한 공사 강행… 부실 의혹
- 시, 긴급 보강 공사 들어가
울산문수야구장이 준공 한 달도 채 안된 상태에서 하자가 발생해 부실 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들은 시가 사전점검조차 하지 않은 채 개장을 서두르다가 일어난 일이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달 22일 완공된 남구 옥동 문수야구장의 1루 베이스 근처 그라운드 일부에서 침하현상이 발견돼 보강공사에 들어간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부터 3일간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던 롯데와 상무 간 2군 경기 3연전은 다른 구장에서 치러진다.
보강공사는 침하 부분의 인조잔디를 걷어내 흙을 채워 다진 뒤 다시 잔디를 덮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는 이와 함께 그간 구조적 문제점으로 거론되던 일부 시설에 대해서도 수정·보완 작업을 하기로 했다.
우선 파울 타구가 났을 때 관중이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1·3루 측 파울네트를 기존 2m에서 4m로 높이기로 했다. 또 서서 경기를 볼 수 있도록 설계돼 시야를 가린다는 의견이 나온 낮은 덕아웃도 높일 계획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야구장 보수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그 시기가 개장 한 달 만이라는 점에서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가 운동장의 상태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채 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시가 6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박맹우 전 시장의 재임기간 중 개장하려고 일정을 앞당기다가 발생한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시가 밝힌 지반침하 이유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시는 지난 2월 울산에 내린 10㎝가량의 폭설 때문에 지반침하가 일어났다고 언급했다. 당시 야구장 그라운드는 인조잔디 식재 이전어어서 흙만 깔린 상태였다. 시공사가 눈을 치웠지만, 일부 구간은 흙이 채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인조잔디를 까는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흙이 내려앉아 지반침하가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시가 개장일정에 맞추기 위해 잔디를 깔 만한 여건이 되지 않았음에도 시공사에게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시킨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모(48·남구 달동) 씨는 "개장 한 달 만에 하자가 생겼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다음 달 23일부터 25일까지로 예정된 프로야구 경기가 최상의 조건에서 열릴 수 있도록 완벽한 보강공사를 하겠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