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이틀째인 17일 대한민국이 멈췄다. 희생자를 애도하고 실종자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뜻에서 각종 행사 취소와 연기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시는 시민공원 임시개장 사흘째인 이날 개장식 행사를 대폭 축소해 진행했다. 시민 3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개장식에서는 행사 전 시립교향악단과 국립국악단의 공연이 취소됐다. 시민공원 전체에 잔잔하게 울리던 음악도 멈췄다. 시민들은 삼삼오오 공원을 차분히 둘러보며 행사를 마쳤다.
부산 미술계의 큰 행사인 '아트쇼부산 2014' 개막식도 벡스코에서 시종일관 차분하게 진행했다. 국제적 행사인 만큼 화려하게 기획됐으나 사고로 인해 행사를 대폭 축소했다. 6명이 하기로 했던 축사는 3명으로 줄었고, VIP파티에서는 건배사 등이 사라졌다.
부산지역 곳곳에서 예정된 봄 축제는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25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수영어방축제와 21일부터 열기로 한 '사상 신바람 봄꽃축제'는 취소됐다. 다른 축제도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해 진행할 예정이다.
영화계도 동참했다. 부산영상위원회와 명필름이 21일 열 예정이던 임권택 감독의 '화장' 제작 보고회가 취소됐다. 정치권은 침몰 사고와 관련되지 않은 현안에 대해서는 논평을 하지 않기로 했다. 여야 지도부는 의원들에게 신중한 발언과 골프·음주 자제령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