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울감 등 정신적 원인 38%

한 번 자살을 시도한 사람이 자살할 확률은 일반인보다 2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심리적 부검 확대, 자살예방 생명지킴이 양성 등 정부 대책도 자살 시도자에 맞춰 추진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5년간 자살 시도자의 자살 여부를 조사한 결과 자살 시도자의 자살률이 10만 명당 700명으로, 일반인의 자살률(10만 명당 28명)보다 25배 높았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실태 조사는 지난해 2월 발효된 자살예방법에 따른 것으로 사상 처음 이뤄졌다.

자살 위험 징후는 연령대별로 달랐다. 20대 이하는 자살을 결심하면 평소와는 다른 특이 행동을 보였다. 미소를 잃고 말수가 줄었다. 마시지 않던 술을 마시거나 수면 시간이 급격히 늘어나거나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자살이 임박해서는 컴퓨터 하드 디스크를 포맷하거나 휴대전화 자료를 지우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자살을 암시하는 문구를 썼다.

30·40대는 알코올 중독과 같은 폭력적인 양상을 띠었고, 자살이 임박해서는 경제적 도움을 요청하거나 불안감을 가족에게 호소했다. 또 주변 사람에게 과거의 잘못을 빌고 안부를 물으며, 세상을 초월한 듯한 이야기를 했다.

50·60대는 한동안 연락을 끊거나 멍하게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주변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었다. 이불을 세탁하거나 가족을 위해 뭔가를 사놓는 등의 이상 행동을 했다. 자식들에게 '아버지나 어머니를 잘 모시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자살 시도의 주된 원인은 우울감 등 정신과적 증상이 37.9%로 가장 많았고, 대인 관계 스트레스가 31.2%로 뒤를 이었다. 경제적 문제는 10.1%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자살자 유족 72명 면담, 자살 사망자 통계 자료 이용, 전국 17개 병원 정신과 의사 심층 대면조사, 2007년~2011년 자살 기도자 전수 조사 등의 방법으로 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