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군 이서면의 박잠수(67·여)씨는 요즘매일 서청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 출근하다시피 한다.

하루에 두 번 나갈 때도 있다. 직접 재배한 돼지감자를 수확해 세척한 뒤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기 위해서다.

냉이, 무말랭이 등도 직매장에 직접 진열한다.

포항에서 살다가 청도로 귀농해 7년째 밭농사를 짓고 있는 박씨는 로컬푸드 직매장이 생기기 전에는 생산한 농산물을 팔기 위해 남편과 함께 대도시 아파트단지를돌아다녔다.

그러나 이제는 멀리 가는 불편없이 직매장에 농산물을 모두 출하한다.

경북 서청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대구·경북 1호 로컬푸드 직매장이다.

지난해 10월 29일 농업인에게 판매장소를 제공해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거래로 상호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개장했다.

고령·여성·중소 농업인 등 농산물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생산자의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고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개장한 지 얼마되지 않은 데다 겨울철 생산되는 농산물이 많지 않아 아직은 어려움도 없지 않지만 로컬푸드 출하회 참여 농업인들은 시간이 지나면 로컬푸드가 영농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씨는 "겨울철이어서 직매장에 품목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 이것저것 많은 품목을 내놓으려고 노력한다"며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팔기 위해 멀리가야 하는 불편을덜게 된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서청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이서면 양원리 269.4㎡ 규모의 독립매장이다.

판매대, 냉동 쇼케이스, 냉장 진열대 등을 갖춘 직매장과 비닐접착기, 농약잔류검사기 등이 있는 소포장실로 구성됐다.

3개월도 채 안된 짧은 운영기간에도 출하 농가가 129명이다.

지역에서 생산하는 신선채소류, 과일류, 특산가공품 등 90개 품목을 취급한다.

요즘은 사과, 감말랭이, 반건시, 무청. 잡곡 등이 주로 직거래된다.

지난해 10월 29일 개장부터 연말까지 총 판매액은 5천186만원, 하루 평균 판매액은 87만원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하루 평균 판매액이 114만4천원까지 늘었다.

초창기인데다 겨울철 출하품목이 적은데도 출하회 농업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매출이 늘어난 것이다.

농업인들이 수확, 포장, 가격결정, 진열, 재고관리를 직접한다.

신선도를 높이기 위해 당일 생산 및 출하를 원칙으로 한다.

우수한 품질 농산물을 선별해 입고하고 안전성을 위해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해 부적합 농산물의 출하를 정지한다.

농산물이 판매되면 출하 농민 명의로 정산되고, 판매 대금은 주단위로 농민에게송금된다.

생산자와 소비자 직거래로 농가는 기존 여러 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칠 때보다 10% 정도의 소득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는 게 농협의 설명이다.

소비자들은 일반 소매점보다 20% 정도 저렴하게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직접구입할 수 있다.

서청도농협은 앞으로 농업인 교육, 출하 독려로 품목 수를 늘려 운영할 계획이다.

로컬푸드 참여신청 농가를 대상으로 포장, 출하방법 등의 교육을 3차에 걸쳐 진행했으며 해외연수도 실시했다.

취급 품목이 다양해야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품목 수가 직매장 활성화에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품목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직매장을 다품목 소량생산 구조로 운영하고 청도가 대구의 배후도시라는 장점을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시와 인접하고 청도상설소싸움장, 한재미나리재배단지, 청도박물관 등 유입인구가 많은 길목에 위치해 본격적인 농산물 생산시기가 되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것으로 전망한다.

박순철 서청도농협 상무는 "노인, 부녀자, 중소농업인 등 소량 생산 농가에서는판매처가 없어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직매장이 운영되면서 농민들이 중간 유통단계를거치지 않고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게 됐다"며 "취급 품목을 다양화하면 지역에서 생산한 먹거리를 지역에서 안전하고 저렴하게 소비하는 새로운 먹거리 유통문화로 정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