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농협이 지난해 11월 문을 연 '로컬푸드 직매장'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유통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9일 여수농협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사업비 18억2천여만원을 들여 여수시 미평동에 390.4㎡ 규모의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장했다.

'로컬푸드'란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많은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싼 가격으로 지역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한다는 취지로 농협이 추진하는 사업이다.

여수농협은 그동안 개인 매대 형태로 운영하는 다른 지역의 로컬푸드 직매장과는 다르게 전국 최초로 품목별 진열을 함으로써 소비자가 쇼핑하기에 편하도록 꾸몄다.

또 출하 농가들도 같은 품목을 다른 농가와 같이 진열함으로써 조금이라도 더 나은 농산물을 출하하려는 품질 경쟁을 벌여 질 좋은 농산물을 공급하는 선순환을 가져왔다.

무엇보다 신선채소 1일 유통 원칙으로 오후가 되면 1일 판매량을 미리 예상해 나머지 농산물과 가공식품 등을 지역 고아원에 기부하고 있다.

직매장 운영을 농협이 주도하기보다는 리더 농업인 5명, 출하협의회 10명, 부녀회 중심의 리포터 등으로 구성된 자율기구에 맡기고 있다. 항상 농가와 소비자들의 의견을 듣고 잘못된 점은 고치도록 해 호응을 얻고 있다.

여수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1층에서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 베이커리, 지역가공품을 취급하고, 2층에 하나로 마트를 운영한다. 고객들이 먹을거리와 생활용품을 한 자리에서 살 수 있는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게 했다.

매일 아침 농가들이 직접 수확·포장 후 진열해 소비자들로부터 신선하고 값이 싸다는 평을 듣고 있다.

또 버섯전문 코너의 다양한 버섯과 지역 특산품인 신선한 수산물 등은 다른 지역 직매장에서는 찾기 어려운 특별품목이다.

이 밖에 100% 국산 밀로만 만든 빵을 비롯해 지역 특산품인 돌산갓김치 등 가공품 20여 품목을 갖추고 있다.

여수농협은 직매장 문을 열기 전부터 후발 주자로서 짧은 기간에 높은 성과를 얻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영농회별 간담회에서 로컬푸드의 개념과 로컬푸드의 필요성, 농가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등을 홍보해 출하농가를 모집했다.

이어 농가 교육과 현지 실사를 중심으로 4주간의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진행했다.

주요 내용은 로컬푸드의 이해와 기본 소양교육, 농산물 제도, 포장이론, 친환경농업기술, 바코드 출력과 포장기기 사용법, 실물을 통한 포장과 진열 실습 등으로 이뤄졌다.

특히 4주차 교육을 마치고 나서 한 달에 걸친 현지실사로 각 농가의 출하 가능한 품목 조사, 파종시기와 수확시기 파악, 농사와 비닐하우스 면적, 차량소유 여부 등을 파악하고 농가의 1 대 1 면담을 통한 애로사항, 농협이 할 일 등을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한가위 때 임시 특설매장을 개설해 시뮬레이션을 한 데 이어직매장을 열기 보름 전부터 여수시에 도로점용 허가를 받아 실전에 버금가는 연습을하는 등 철저히 준비했다.

이 덕분에 여수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는 지난해 11월 1일 개장식에 1만5천명이방문해 2천500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11월 한달 동안 3억9천700여만원, 12월 5억2천700여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 1월 19일 현재 3억7천400여만원을 기록하는 등 매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수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김진형 점장은 "무엇보다도 영세 농민들에게 판로를 만들어 소득의 증가와 안정을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값싸고 손쉽게 살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직매장을 운영함으로써 농협 본연의 임무대로 농가를 위해 일할 수 있어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