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북자 어머니 몸 망가지고
- 옌볜출신 아빠 생활력 없어
- 또래 친구들 '중국인' 놀림에
- 마음 둘 곳 휴대전화 채팅 뿐
재숙이(여·14)의 가정은 남들과 조금 다르다. 엄마는 새터민이고 아빠는 중국 옌볜 사람이다. 재숙이의 엄마는 북한에서 살다 생활고를 견디기 어려워 남편과 함께 재숙이 오빠를 데리고 북한을 탈출했다. 그 과정에서 남편은 사망했고, 중국으로 건너온 후 재숙이 아빠를 만나 재숙이를 낳았다.
새로운 삶을 꿈꾸며 한국으로 왔지만 재숙이 가족에게 한국에서의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아버지(48)는 일하고 있지만 체불된 임금이 너무 많아 생활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엄마는 탈북 과정에서 몸이 망가져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다. 그래도 얼마 전까지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생활해 왔지만 재숙이의 오빠(19)가 성인이 되면서 그마저도 자격을 잃었다. 게다가 한국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오빠는 괜찮은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소소한 아르바이트만 하고 있다.
이런 남다른 가정 배경 때문에 재숙이는 늘 친구들에게 따돌림의 대상이다. 또래 친구들은 재숙이를 '중국놈'이라고 놀려대기 일쑤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어려워진 재숙이는 휴대전화 세계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대화보다는 휴대전화 채팅 앱인 카카오톡을 이용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일상이다.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따돌림의 상처를 안고 있지만 아동센터에서는 또래, 하급생과 원만하게 생활하고 학습능력도 상당히 향상되었다"며 "국제변호사가 되고 싶어하는 재숙이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51)440-3020~1. 후원계좌= 부산은행 097-01-013699-9 지역아동센터 부산지원단
※이렇게 도움을 주셨습니다
가장 역할을 하며 할머니와 동생을 돌보는 은주(본지 지난 7일 자 10면 보도)에게 국제로터리 3660지구에서 겨울 의류, 신발, 가방, 할머니 용품 등을 지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