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비 등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싸고 경남도와 도의회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야권 도의원들이 집행부의 무상급식비 대폭 감축에 맞서 마산로봇랜드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커지고 있다.

도의회 석영철 의원은 28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상급식과 로봇랜드 사업 예산의 연계처리 방침을 발표했다. 석 의원은 도의회 내 야권·무소속 의원 교섭단체(민주개혁연대)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석 의원은 "로봇랜드 민간사업자(울트라건설 컨소시엄) 측이 내년 공공부문 착공에 앞서 대출약정이 안 된 450억 원의 추가 자금확보이행 확약서를 지난달까지 제출하기로 했던 약속을 지금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도가 내년 로봇랜드 예산으로 300억 원을 편성한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300억 원 중 일반회계 예산은 50억 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250억 원은 기채(100억 원)와 채무부담액(150억 원)으로 빚을 내 충당하는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석 의원은 "실시협약서에 민간사업자가 자금조달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사업자 지정을 취소하도록 돼 있다"며 "그런데도 도가 거액의 빚까지 내면서 예산을 편성하고, 무상급식 확대를 외면하는 것은 도민 기만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도는 내년 무상급식 예산을 당초 계획보다 76억 원 감축 편성해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이 어렵게 됐다.

민주개혁연대 의원들은 사업자 지정 취소 등 특단의 조처가 없을 경우 예산심의 과정에서 로봇랜드 예산을 전액 삭감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로봇랜드 사업의 내년 초 착공이 힘들고, 올해 확보한 국비 110억 원도 반납할 위기에 놓이게 된다.

도 관계자는 "2015년 로봇랜드 1단계를 준공하려면 내년 초 착공돼야 한다"며 "지금까지 도비 확보액이 국비와 창원시비에 비해 훨씬 적어 내년 사업비를 많이 편성했다"고 밝혔다. 또 "민간사업자 지정 취소를 비롯해 종합대책을 검토 중이다. 그런데도 (민주개혁연대 측이) 무상급식 예산을 관철하기 위해 특정사업을 걸고 넘어지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