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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전유물?"…아파트 관리소장 여성이 `대세'

살림하듯 꼼꼼한 관리…대화·소통으로 분쟁 사라져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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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23 13: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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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꺼렸던 입주민들 "가족처럼 대한다" 만족

"집안 살림하듯 아파트 단지를 꼼꼼하게 관리하는 건 확실히 남성 소장보다 나은 것 같아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남성'이 주류를 이루던 '관리소장' 자리에 '아줌마 군단'이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23일 대한주택관리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관리소장은 전국적으로 2만6천40명, 이 가운데 여성은 4천770명으로 집계됐다. 여성 소장 비율이 18%에 달하고 있다. 대구지역에서는 여자 소장 비율이 30%를 넘어섰다.

보수 성향이 강한 충북도 예외는 아니다. 1992년 단 한 명에 불과했으나 20년이지난 지금 56명으로 늘었다.

집안 살림하듯 세심하게 아파트를 관리하고, 주민과 활발한 소통으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하면서 오히려 여성이 관리소장으로 제격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있다.

`여성 소장'을 낯설어하던 과거와 달리 입주자들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충북 최초의 여자 소장인 김은자(49·여)씨는 "주택관리사 자격증 시험이 활성화하면서 30~50대 여성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자격증이 있더라도 면접 보러 가면 경리직을 권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그러나 막상 함께 일해보면 '아줌마' 소장을 선호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파트 관리는 규모가 큰 집안일과 같기 때문에 매사 차분하게 챙기는 성향이 큰 여성이 더 나은 평가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김씨는 "하루에도 10건가량 민원이 들어오는데, 온수가 안 나온다거나 하수구가막혔다는 등 대부분 가족이 엄마한테 부탁하는 것 같은 민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족 대하듯 민원을 받아주고, 살림하듯 빈틈없이 살피고 해결하니까`여성'이라며 꺼리던 목소리가 쑥 들어갔다"고 전했다.

주민 정기혁(81)씨는 "아파트에 100여 명의 노인이 계신 데 김 소장이 며느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싹싹하게 일 잘하고, 뭐든 투명하게 처리하니까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정씨는 "화가 잔뜩 나서 온 사람도 김 소장하고 '티타임'만 갖고 나면 웃으며 돌아간다"며 "우리 아파트는 다툴 일이 없다"고 자랑했다.

청주시 삼호아파트 254가구를 관리하는 조해순(39·여)소장은 `아파트 공동체'에 변화와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롤 모델'로 꼽힌다.

조 소장은 이 아파트 주민 모두가 '탄소 포인트제'에 가입하게 한 1등 공신이다.

그는 "초등학생인 아들이 '빗물 받아 재활용하기' 방학숙제를 하는 것을 보고 에너지 절약이 결코 어려운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며 "모든 세대를 일일이 방문하면서 탄소 포인트제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고 전했다.

매주 수요일마다 30분씩 '소등행사'를 하고, 금요일마다 승강기를 격층제로 운행하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주민 동의를 얻어 실행에 옮긴 이도 조 소장이다.

이 아파트는 조 소장의 건의를 받아들여 빗물은 2천ℓ짜리 탱크에 보관했다가 공용 화장실에서 재활용하고, 계절마다 배추나 고추 같은 농작물을 직접 수확해 먹는 텃밭도 가꾸고 있다.
불편하긴 하지만 도심 아파트 속에서 `녹색의 삶'을 접하게 된 주민들은 조 소장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다.

주민 박복용(86·여)씨는 "어찌나 아기자기한 일들을 잘 해내는지 조 소장 덕분에 아파트 주민들이 하나가 됐다"며 "이건 아줌마가 아니면 생각하기 어려운 일 아니겠냐"라며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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