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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차 제동장치 가짜부품, 납품사에 성능검사 맡겼다

부산교통공사 시민안전 뒷전

  • 국제신문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12-03-22 22: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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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부산도시철도 노포동 차량기지창에서 부산교통공사 직원(가운데)이 기자들에게 '가짜 독일산'으로 드러난 전동차 제동장치 부품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 짝퉁 부품 장착 확인하고도 "큰 문제없다" 계속 사용 물의
- 경찰, 납품업자 3명 적발

부산교통공사가 전동차의 제동장치 핵심 부품이 가짜로 드러나자 납품 업체에 이 가짜 부품의 성능 검사를 맡긴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더욱이 검사 결과 성능에 이상이 없다며 가짜 부품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어 도시철도 승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이 때문에 정전사고를 은폐한 고리원전 사태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산경찰청 수사 2계는 22일 원래 납품하기로 한 독일산 부품 대신 국내 영세업체에서 생산한 전동차 제동장치 부품을 납품한 혐의(사기 등)로 부산 A기업 대표 김모(49)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공범 정모(52) 씨를 지명 수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코레일과 서울메트로, 부산교통공사 등에 전동차 제동장치 부품 18종을 독일 K사의 제품으로 납품하기로 계약한 뒤 미리 준비한 설계도면을 이용, 국내 영세업체에서 부품을 생산해 200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12차례 걸쳐 납품하면서 7억40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부산교통공사는 2009년과 2010년에 3차례에 걸쳐 실린더 헤드 14개와 라디에이터 27개 등을 납품받아 실린더 헤드 9개, 라디에이터 17개를 사용 중이고 나머지는 예비로 보관하고 있다. 실린더 헤드와 라디에이터는 전동차 제동과 출입문을 열고 닫는데 사용되는 부품이다.

부산교통공사는 지난해 12월 언론 보도로 가짜 부품 사용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자체 감사를 벌여 제품 검수를 담당하는 직원 2명에 대해 경고, 1명은 주의 처분을 내렸다. 이와 함께 가짜 부품에 대한 성능검사를 납품 업체 A사에 다시 맡기는 이해할 수 없는 조치를 취했다. A사는 교통공사 기술진과 함께 가짜 부품에 대해 표준압력 검사 등을 실시해 성능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교통공사는 전동차에 가짜 부품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기계부품 검사를 할 공식 시험기관이 없어 납품 회사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교통공사 기술진이 참여해 검사는 적절하게 이뤄졌고 성능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체 감사 결과 제품 검사에서 일부 실린더 헤드의 외형이 불량하고 라디에이터 용접 부위가 허술하다고 지적된 것으로 알려져 교통공사가 부품이 부실하다는 것을 알고도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교통공사의 대응은 같은 가짜 부품을 납품받은 코레일, 서울메트로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코레일에는 8차례, 서울메트로에는 1차례 가짜 부품이 납품됐다. 코레일 측은 "가짜 부품은 즉시 전량 정품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혔고, 서울메트로는 "검수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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