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곳 중 3곳. 4대강 사업에 포함된 낙동강의 문화재 발굴조사 대상지 중 현장이 보존되는 중요 유적지의 숫자다. 3곳은 경남 양산시 물금 황산진지 및 토석혼축 제방과 밀양시 삼랑진읍 처자교 유적. 황산진지 제방 유적은 발굴 구역만 구분돼 있을 뿐 같은 유적이다. 

4대강 문화재 발굴조사 현황과 관련, 부산국토관리청은 24일 "총 81곳에 대한 발굴조사를 시행하여 물금 황산진지와 제방 발굴지(양산 1공구 생태공원)에는 유적공원을 만들고, 밀양 처자교(낙동강 12공구)는 문화재 지정 절차를 거쳐 보존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대강 사업 관련 낙동강 문화재 발굴조사는 이로써 사실상 끝났다. 현장이 보존되는 3곳 외에 나머지는 유적의 존재를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묻혔다. 지난해 3월 경남 합천군 청덕면 삼학리 합천보 인근에서 발굴된 조선시대 삼가마 4기는 보존 의견이 높았으나 다시 매몰됐다. 전문가들은 "전체적으로 속도전에 쫓겨 조사가 이뤄졌고, 유물이 나온 곳들도 정보 공개가 안돼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올 초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강변 문화관광권 개발 기본계획'도 레저·스포츠 위주의 개발사업으로 돼 있어 강변 문화의 발굴·보존·계승과는 거리가 있다. 

나루터 복원 사업은 줄줄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김해시는 지난해 4대강 사업과 연계해 낙동강 하류에 나루터 6개소를 조성하고 뱃길을 재현해 유람선을 띄우기로 했으나, 국비 반영이 안돼 사업 자체가 무산될 상황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문화부로부터 나루터 복원사업 대신 창암문화체험공간 조성 사업을 지원키로 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부산 북구청이 올 초에 발표한 구포나루터 복원 계획도 국비 지원이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황산진지 유적과 삼랑진읍 처자교 발굴조사에서 조선시대 '영남대로'의 자취와 노선 일부가 확인된 것은 성과로 꼽힌다. '영남대로' 저자인 최영준 고려대 명예교수는 "전설과 문헌, 일제의 지적도에 처자교가 들어간 길이 나온다"면서 "물금~원동~작원관~처자교~송지리(현 삼랑진역)~무흘역으로 이어지는 영남대로 노선이 한층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정징원 부산대 고고학과 명예교수는 "이번에 새로 발굴된 유적을 바탕으로 물금~원동~삼랑진을 잇는 역사문화벨트를 만드는 방향을 찾았으면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