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부가 각국에서 동시에 공개한 관세 관련 팩트시트(Joint Fact Sheet)에 ‘외환시장 안정’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14일 오전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주가와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14일 대통령실과 백악관이 각각 발표한 한미 관세·무역협상 관련 공동팩트시트의 핵심은 ‘총 3500억 달러(약 502조 원)의 대미 투자 패키지 중 한국 정부가 2000억 달러를 연간 2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투자하고 미국은 대한국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것’이다.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때 합의된 내용이 그대로 반영됐다.

특히 팩트시트에는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2000억 달러와 관련해 ‘외환시장 안정’ 항목이 별도로 포함됐다.

팩트시트를 보면 “(미국에 대한 한국 정부의 2000억 달러 투자로) 한국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데 (한미 양국이) 상호 이해에 도달했다”며 “어느 특정 연도에도 연간 200억 달러를 초과하는 액수의 조달을 요구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고 돼 있다.

아울러 “한국은 미화를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법을 통해 조달함으로써 시장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내용도 팩트시트에 담겼다. 이 역시 한미 정상회담 때 합의된 내용이다.

이처럼 양국이 한국 외환시장 안정을 중요하게 보는 점이 확인되면서 최근 환율 급등세가 조금이나마 진정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엔화 약세 등에 동조해 1470원대로 급등하고 있다. 이날만 해도 전날보다 4.2원 오른 1471.9원에 개장했다.

다만 정부가 이날 오전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어 “외환시장 불확실성에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일단 1450원대로 떨어졌다.

이번 팩트시트 확정으로 국내 외환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연간 200억 달러’(29조2000억 원) 자체는 우리 경제나 정부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30조 원에 가까운 금액이 매년 미국으로 빠져나간다는 사실은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