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2호기의 수명연장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세 번째 심의를 13일 진행한다.

핵심 쟁점이었던 ‘고리 2호기 사고관리계획서 승인(안)’이 지난달 2차 심의 때 의결된 만큼 이번 3차 심의에서는 어떤 방향으로든 결론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전경. 국제신문DB

원안위는 13일 열리는 제224차 회의에 ‘고리 2호기 계속운전 허가(안)’을 재상정한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원안위는 지난 9월 25일 222차 회의에서 이 안건과 ‘고리 2호기 사고관리계획서 승인(안)’ 등 총 2개 안건을 심의했으나 ‘검토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차기 회의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이후 원안위는 지난달 23일 223차 회의를 열어 이들 2개 안건 중 사고관리계획서 승인안만 의결했다. 나머지 안건인 계속운전 허가안 심의는 또 미뤄졌고 3주 만에 열리는 224차 회의에서 다시 논의되는 것이다.

사고관리계획서는 원전에 중대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응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기술한 문서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 원자력안전법이 개정되면서 제출이 의무화됐다.

그간 원자력 업계 안팎에서는 ‘고리 2호기 수명연장 여부는 사고관리계획서 의결 여부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원안위의 사고관리계획서 승인이 곧 ‘고리 2호기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안전에 부합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224차 회의에서는 계속운전 허가안이 의결될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만약 수명이 연장되는 것으로 확정되면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즉시 재가동 준비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고리 2호기는 계속운전 심사를 받기 위해 운영 허가 만료 시점에 맞춰 2023년 4월 잠시 가동을 멈췄다. 재가동되면 운영 허가 만료일 기준으로 10년 후인 2033년 4월까지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인공지능(AI) 대전환과 데이터센터 증가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전력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리 3·4호기를 비롯해 한수원이 계속운전을 신청한 나머지 9개 원전의 심의 절차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다만 환경·탈핵단체가 “사고관리계획서 심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어서 이번에도 ‘보류’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에도 심의가 미뤄지면 ‘심사 대기’ 원전 9기의 관련 절차도 지체될 전망이다. 특히 원전 찬성론자들 사이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제2의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