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환적항인 부산항의 환적운송시스템(TSS)이 내년부터 본격 운영된다. 세계 최초로 도입되는 이 시스템은 부산항 부두 간 환적화물이 다량 발생해 소요됐던 별도 비용을 줄여 항만 운영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항 전경. 국제신문DB

부산항만공사는 올 하반기 환적운송시스템 2차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정식 운영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부산항에서 처리하는 환적 화물은 연간 120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 달한다. 부산항은 북항과 신항으로 이원화돼 있고 한 터미널에서 해운동맹 물량을 수용하기 어려워 부두 간 화물 환적이 많다.

타 부두 간 환적화물 수 추이는 2019년 358만6000 TEU에서 2021년 465만4000TEU까지 늘어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다.

부산항만공사는 부산항의 특수성을 고려해 저비용 고효율 운송을 위해 세계 최초로 환적운송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여러 컨테이너와 차량을 그룹으로 묶고 자동 배차 기능과 우선순위 조정 기능을 포함한다. 현재 환적운송시스템은 담당자가 일일이 차량과 컨테이너를 1대 1로 매칭하고 운송 완료 여부도 운송기사를 통해 확인 후 다음 배차를 진행해야 했다. 또 빈번히 변경되는 차량과 선박 일정을 수시로 확인해 배차 순서를 일일이 조정해야 했다.

이때문에 배차 때까지 차량 대기시간이 늘어나고 복화율(차량이 짐을 싣고 돌아가는 비율)이 감소하는 등 비효율적이었다. 또 잦은 운송사 인건비 부담이 높아지고 잦은 조정으로 배차 최적화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선사는 부두 간 연결 시간 단축 등 환적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부두 운영사는 화물 재조작 최소화, 야드 생산성 증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운송사는 차량을 빈 채 운행하는 횟수가 줄고 배차 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화물차 기사는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부산항만공사는 환적화물이 많은 신항 1, 3, 4부두, 운송사 2곳과 함께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간 1차 시범 운영을 진행했다. 그 결과, 모두 1만1600개 물량을 처리, 목표치(평소 물량의 30%)보다 17.6% 초과 달성했으며 차량 대기시간은 25%나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올 하반기 2차 시범운영 때는 참여사를 추가해 진행하며 내년 1월부터는 이 시스템을 정식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식 운영되면 환적 경쟁력을 제고해 글로벌 선사 추가노선을 유치하고 환적화물을 추가 하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