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부산세관에서 윤태식 관세청장 주재로 ‘전국 세관장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관세청 제공

관세청과 부산시가 오는 6월부터 ‘해상특송 수출 물류비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부산항을 이용하는 수출 특송업체에 해상운임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오는 4월부터는 관세 보류 상태의 외국 물품을 부산항 북항에서 신항으로 운송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지금은 국제항 사이에서만 허용된다. 수출 기업 지원을 위한 ‘비상통관지원반’도 부산에 설치된다.

■ 보세화물 수출 절차 대폭 단축

관세청은 3일 부산세관에서 올해 첫 ‘전국 세관장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수출활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회의에는 전국 세관장 및 본청 주요 간부 등 70명이 참석했다.

우선 관세청은 부산시와 협업해 오는 6월부터 해상특송 수출 물류비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수출 기업의 물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처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수출 특송업체에 해상운임 등을 보조하게 된다. 지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관세청은 부산시에 수출 실적 통계 등을 제공한다.

관세청은 중소기업의 유망 수출 품목 발굴을 지원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전용 수출 통계도 공표하기로 했다.

아울러 관세청은 보세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보세제도는 수출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수입 신고와 관세 납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외국 원재료를 국내 공장에 반입·제조·가공하도록 허용해주는 것이다.

관세청은 “지난해 반도체 수출 가운데 보세제도를 활용한 비중은 93%에 달했다”며 “보세제도가 수출 활성화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관세청은 오는 4월부터 보세화물을 반입한 뒤 수출하는 절차를 기존 8단계에서 2단계로 줄인다. ‘보수작업 신청 승인’이나 ‘보수작업 완료 보고’ 등의 절차를 없애는 것이다.

관세 보류 상태의 외국 물품을 운송(보세 운송)할 때 같은 항구 내에서 선박을 이용하는 것도 허용한다. 가령 부산항 북항에서 신항으로 운송하는 방식이다. 허용 시점은 오는 4월부터다.

관세청은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방산과 관련된 보세 수출 지원 방안도 오는 5월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부산에 ‘비상통관지원반’ 설치

관세청은 ▷24시간 수입 원자재 신속 통관 ▷수출화물 적기 선적 지원 ▷수출 기업 물류비 부담 완화를 위해 올해 말까지 비상통관체제를 상시 운영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물류 대란이나 공급망 교란 등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한시적으로 운영됐다.

이를 위해 관세청은 부산·인천·평택·광양에 비상통관지원반을 설치한다.

수입 원자재 등이 국내에 적기 공급되도록 24시간 통관을 지원하고, 수입 화물의 컨테이너 야적장 반입 기간도 3일에서 5일로 연장한다. 해상 특송화물의 목록과 실제 적재 내용이 달라도 15일 내 누락 화물이 도착하면 정정 신청 없이 반입을 허용해준다.

운송 차질이 생기는 경우 수출 신고가 수리된 물품에 대한 적재 기간을 서류 없이 연장해주고, 미등록 일반 차량을 활용한 보세 운송도 허용한다. 불가피한 사유로 수출 신고가 정정되거나 취하되면 이에 따른 행정 제재도 면제해준다.

불가피한 사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로 인한 주요 공항만 폐쇄처럼 심각한 물류 차질이 발생하는 경우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올해 관세행정 분야의 수출 활력 제고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