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기 국세청장(앞줄 가운데)이 2일 정부세종2청사에서 열린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세청이 경제 위기 극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세무조사 건수를 1만3000여 건으로 축소한다. 역대 최소였던 지난해 1만4000여 건보다 적은 수준이다. 부산을 비롯한 전국 지방국세청과 일선 세무서에는 수출기업의 자금 유동성 등을 지원하는 ‘미래성장 세정지원센터’가 신설된다.

국세청은 2일 세종시 본청에서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2023년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국세청은 올해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해 세무조사 건수를 1만3600건으로 줄이기로 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 건수는 2019년 1만6008건 수준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첫 해인 2020년 기업 부담 최소화를 위해 1만4190건으로 줄였다. 이후 2021년에는 1만4454건으로 다소 늘었다가 지난해 1만4000건(잠정)으로 감소했고, 올해는 1만3000건대로 2년 연속 줄어드는 것이다.

아울러 국세청은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중소 납세자의 경영 상황을 감안해 간편 조사를 늘리기로 했다. 납세자의 심리적 부담을 완화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중소 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사전 통지 기간은 15일에서 20일로 확대한다.

현재 중부청 등 일부 관서에서 시범 운영 중인 ‘조사 시기 선택제’는 올해 하반기 전국 관서로 확대한다. 이 제도는 납세자가 조사 희망 시기를 1~3순위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세청은 또 세종시 본청과 전국 7개 지방청, 133개 세무서에 ‘미래성장 세정지원센터’를 새로 설치한다. 수출 중소기업과 반도체 등 초격차 전략기술·신산업 기업, 구조조정 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세정지원센터는 대상 기업에 ▷세금 납부기한 연장 ▷압류·매각 유예 ▷납세담보 면제 ▷환급금 조기 지급 등을 통해 자금 유동성을 지원한다.

불공정 탈세와 역외 탈세, 민생 밀접분야 탈세, 신종 탈세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한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올해 ▷고액 수임료를 신고하지 않고 탈세하는 ‘전관’ 전문직 ▷비용을 부풀리는 의료업 관련자 ▷고수익 유튜버 ▷1인 기획사를 통해 세금을 탈루하는 연예인 ▷불법 대부업자 ▷현금 수입을 빼돌리는 고급 유흥·숙박업소 ▷경영권 편법 승계 등을 주요 감시 대상으로 정했다.

국세청은 또 고액·상습 체납자와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와 합동 수색·정보 교환을 진행한다.

납세자 편의 방안도 제시됐다.

우선 국세청은 올해 취약계층 대상 장려금 자동신청 제도를 도입한다. 이 제도는 65세 이상 고령자와 중증 장애인이 장려금 신청기간에 한 번만 신청·동의하면 향후 2년간 자동으로 장려금 신청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취약계층의 세무서 방문 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신청 누락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국세청은 올해 중 홈택스 고도화 정보화전략계획(ISP) 사업을 완료해 향후 전자신고 체계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