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동남권의 경제성장률이 1.6%로, 2년 연속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한국 경제성장률 1.7%를 밑도는 수준이다.
BNK경제연구원이 8일 발표한 ‘2023년 동남권 경제전망’ 연구보고서를 보면 2023년 동남권 경제는 1.6%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1.8%)에 이어 2년 연속 1%대 성장률이다. 소비심리 위축, 투자 감소 및 수출 둔화, 부동산경기 하락 등이 성장 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제조업은 자동차가 완만한 성장에 그치는 가운데 석유화학, 기계, 철강 등 대부분의 주력산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조선은 생산 증가세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됐다.

서비스업도 소비심리 약화, 이자 부담 확대에 따른 민간 소비 둔화 등으로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외 이동 및 여행 수요 증가 등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건설업은 정부 주택공급 계획, 수주물량 착공, 자재 수급 안정화 등에 힘입어 소폭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리상승에 따른 건설투자 부진, 기업 자금조달 애로, SOC 예산 감소 등이 반등 속도를 제약하면서 미약한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동남권 주력산업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자동차는 내수가 개선되지만 수출이 감소하면서 성장세가 높지 않을 전망이다. 내수는 올해 공급 차질에 따른 누적된 대기 물량, 부품 공급난 완화, 기저효과 등이 개선요인이다. 수출은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수요 위축,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불확실성과 보호무역주의 정책 강화 등으로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은 높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생산의 경우 2021년 수주한 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등이 본격 건조되면서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수주잔량이 11월 말 기준으로 2998만CGT(표준선환산톤수·Compensated Gross Tnnage)에 달하는 등 최소 3년 치 이상의 일감이 확보돼 당분간 업황 호조세는 이어질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선박 수주는 조선사가 충분한 수주잔량을 확보한 만큼 선별적 수주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있고, 해운 시황 하락, 컨테이너선 과잉 발주 우려 등으로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은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자급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경기 둔화, 글로벌 소비심리 위축, 전방산업 부진 등으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에틸렌 생산설비 증설 등으로 공급과잉 우려도 나온다. 국내외 친환경 기조 강화에 따른 원가 부담 상승 등 수익성 악화 요인도 있다.

기계는 마이너스 성장세를 전망했다. 내수는 제조업 생산 부진에 따른 설비투자 감소, 부동산시장 약세에 따른 건설투자 위축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수출도 주요국 경기 둔화에 따른 제조업 부진, 중국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인한 건설기계 수입수요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올해보다 부진 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철강도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내수는 건설투자 감소, 가전 수요 위축, 미약한 자동차 생산 증가세 등을 부진 요인이고, 수출 역시 주요 철강 수요국의 수요 증가율이 1%대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친환경 인프라 투자 필요성 확대 등도 지속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BNK경제연구원 정영두 원장은 “동남권 경제는 내년에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다만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추세가 완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만큼 경기 침체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