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풍토병)으로 바뀌었지만 직장인은 언제 어디서든 일상적으로 회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대면 원격 회의가 대면 회의만큼 효율적인 방식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재택근무, 원격 근무도 직장인의 근무 방식의 하나로 일상화됐다. 이 때문에 직장인의 회의 장소는 사무실이 아니라 음악이 흐르는 카페가 될 수도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의 ‘델 프로 2K 웹캠’ 정면. 정옥재 기자

마그네틱 셔터 캡으로 렌즈를 막은 모습. 이 캡은 자석처럼 붙어 웹캠을 사용할 때에는 몸체 뒤에 붙여서 분실을 방지한다. 정옥재 기자

노트북 화면 위에 거치한 웹캠 측면. 정옥재 기자

기자는 1년 전 해외 출장을 가야 했는데 노트북에 내장된 웹캠에 문제가 생겼다. 웹캠만 수리할 수 없어 대형 서점의 IT 기기 코너에 가서 웹캠을 구입했다. 그 이후 3주 전 웹캠 판매코너에 갔더니 국내에는 웹캠 주류는 글로벌 기업 로지텍이었다.

이런 가운데 역시 글로벌 테크 기업인 ‘델 테크놀로지스’가 지능형 웹캠 ‘델 프로 2K 웹캠(Dell Pro 2K Webcam)’을 출시했다. 로지텍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기자는 무엇보다 델 테크놀로지스 제품군이 궁금했고 그 시작으로 웹캠 최신 제품(WB5023)을 델 테크놀로지스로부터 빌렸다. 3주간 틈틈이 체험했다. 국내에서 이 제품을 리뷰하는 건 처음이다. 앞으로 노트북, 데스크톱도 체험할 생각이다.

● 주변 소음 제거, 목소리 또렷

고성능 웹캠은 주변 소음 제거 기능이 기본이다. 기자는 얼마 전 한 카페에서 웹캠 없이 노트북으로만 원격 회의를 한 적이 있다. 유선 이어폰을 준비했지만 당시 원격 회의 참여자들은 유선 이어폰으로 카페 음악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고 했다. 예상하지 못했다.

기자는 같은 환경의 카페에서 ‘델 프로 2K 웹캠’을 노트북 화면에 거치하고 대화했다. 한 참여자는 “나의 목소리가 아주 깨끗하게 들리고 주변 소음은 없다”고 반응했다. 재검증을 위해 같은 날 집에서 화상 회의를 하되 주변에 에어컨을 틀고 방 창문 너머의 테라스에는 세탁기를 돌렸다. 가을이라 창문은 닫았다. 참여자들은 “세탁기, 에어컨 소리는 들리지 않고 목소리만 전해졌다”고 말했다.

웹캠의 소음 차단 기능은 고가의 노트북에 내장된 웹캠에서도 구현될 수 있다. 그러나 웹캠 때문에 비싼 노트북을 구입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웹캠에 투자하는 게 ‘스마트한 소비’일 것이다. 이러한 고성능의 ‘지능형’ 웹캠은 소음이 심한 카페에서 자주 화상 회의를 해야 하는 직장인, 원격 강의를 병행하는 대학생에게 적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웹캠의 ‘소음 감소 마이크’가 최대 3ｍ 내의 주변 소음을 차단한다.

● 화질은

화질은 2K다. 2K란 2000이라는 뜻이다. 화면의 가로축에 약 2000개 수준의 화소(픽셀) 배치된다. 쉽게 이야기하면 UHD 방송은 4K로 간주되고 UHD 방송이 아닌 일반 지상파 방송이 2K로 보면 된다. 정확하게는 1440p다. 가로의 화소 수가 1440개라는 뜻이고 이 정도 화질은 유튜브나 OTT에서 가장 좋은 품질의 콘텐츠 화면이다.

이 정도 화질이라면 거의 모든 원격 회의를 소화할 수 있다. 다만 그래프, 수식 등이 그려진 전자 칠판으로 브리핑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4K 화질의 웹캠을 구입하는 게 좋다.

‘델 프로 2K 웹캠’은 델 전용 소프트웨어를 노트북에 설치해 사용하면 기능을 200% 활용할 수 있다. 기자는 웹캠 임대 기간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고 사용했다.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아도 줌(Zoom), 마이크로소프트 팀즈(화상 회의 솔루션)에 최적화돼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 한국 홈페이지에서 Dell Peripheral Manager(DPM)를 다운로드하면 소프트웨어 조작을 통해 웹캠 환경을 설정할 수 있다. 화각을 65도 또는 78도로 택할 수 있다. 얼굴이 큰 게 싫다면 화각 78도로 설정하면 된다. 조명 밝기가 어정쩡할 때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을 적용하면 색감을 높일 수 있다.

카페에서 화상 회의를 하는 모습. 저조도 상황이었는데도 얼굴이 밝게 나왔다. 정옥재 기자

노트북에 설치된 Dell Peripheral Manager 화면. 오토 프레이밍을 선택할 수 있다. 정옥재 기자

카메라 프레임 내에 사용자 위치를 자동으로 잡아내어 사용자를 화면 내에 적절한 위치에 있도록 원근을 조절한다. 바로 ‘AI 오토 프레이밍’ 기능이다. 이는 DPM을 설치해야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의 고사양 아이패드처럼 피사체 위치를 매우 빠른 속도로 잡아 카메라가 피사체 위치를 추적하는 ‘센터 스테이지’와는 다르다.

이 제품의 다중 요소 렌즈(multi-element lens)는 다양한 빛의 분산과 굴절을 보정해 카메라를 통과한 이미지가 보다 선명하도록 한다. 이미지 센서는 소니 스타비스(STARVIS)다. 야간 촬영 때 화질 향상을 높이는 부품으로 애용된다.

● 좋은 점 많을까 아닐까

이 웹캠의 외형은 장점도, 단점도 된다. 검은색의 미니멀 디자인의 원통형 외관이다. 색감은 전체적으로 다이슨의 헤어드라이어처럼 고급스러워 보였다. 카메라 렌즈를 보호하기 위한 별도의 자석형 덮개(마그네틱 셔터 캡)도 있다. 다만 제품 부피가 약간 큰 점이 상황에 따라 소비자에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다. 웹캠은 렌즈 보호가 중요하기 때문에 작은 상자에 넣고 휴대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부피가 더 커진다.

반면 마그네틱 셔터 캡은 타사 제품들과 달리 렌즈에 닿을 수 있는 지문을 사용할 때마다 닦아낼 필요가 없도록 한다. 또 USB-A 타입 단자로 노트북과 연결한다. A-타입 단자가 없어지는 추세여서 이 제품을 인터넷으로 구입한다면 잘 살펴야 한다.

연결선 길이가 1.5ｍ여서 너무 길다. 휴대할 때 불편했다. 왜 이렇게 길까 생각하니 원통형 바디 아랫부분에 삼각대와 연결할 수 있는 접촉부가 있다. 노트북 화면 위에 거치하지 않고 카메라 삼각대에 끼워 활용하도록 하기 위해서 아닐까 생각됐다.

● 델 테크놀로지스는

델 테크놀로지스는 창업자 마이클 델(Michael Dell) 회장이 1984년 자신이 다니던 미국 텍사스 대학교 기숙사에서 창업했고 현재는 PC, 노트북, 모니터를 비롯한 컴퓨터 하드웨어와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서비스하는 글로벌 업체로 발전했다. 국내에서는 주로 업체 간 거래를 많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