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전력반도체 육성정책 긍정적
- 차량용 칩 설계 분야 주목할 필요

메타버스, 인공지능, 전기자동차 등 새로운 산업이 부상하는 가운데 반도체 시장도 다양해지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취약한 부산 울산 경남에서도 반도체 시장의 틈새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우황제 밸류에듀리서치 대표가 부울경 반도체 산업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3년 경력의 투자 전문가이자 반도체 전문가인 우황제 밸류에듀리서치 대표는 6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울경의 반도체 산업 육성과 관련해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메타버스 인공지능 등 신산업 동향을 잘 살피면서 반도체 설계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칩 제조 및 관련 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자리 잡은 수도권과 그 인근에서 이미 규모를 키웠기 때문에 부울경에서는 이 분야를 육성하기는 어렵고 향후 신산업과 관련된 틈새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게 우 대표 생각이다.

우 대표는 지난 4월 말 ‘현명한 반도체 투자’를 출간했다.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책은 국내외 반도체 산업 및 기업 전반을 개괄한 책으로, 반도체 산업 입문자에게도 유용하다. 우 대표는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와 대학원에서 반도체 소재를 전공한 공학박사다. 전문 투자자 가운데 매우 드문 이력이다.

그는 부산의 전력 반도체(파워 반도체) 육성 정책에 대해 “전력 반도체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수요처에 맞춰 맞춤형으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만들어줄 기업 또한 매우 다양해야 하고 틈새시장이 지속적으로 열리는 특징이 있다”며 “전력 반도체 칩의 설계 분야를 지원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이러한 칩을 새롭게 개발하는 것은 지리적 요건보다는 정부·지자체 등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니치마켓(수요가 비어 있는 시장)형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제품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할 때는 후방의 금전적 기술적 지원이 큰 도움이 된다. 부산의 정책적인 육성은 많은 소규모 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타버스 인공지능 전기자동차 시장이 커지고 다양해지는데 이렇게 될수록 새로운 시장이 생겨나고 그 영역을 파고드는 기업이 생긴다. 새로운 반도체 칩이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종류의 칩을 설계하는 업체가 새롭게 진입할 여지가 커진다는 게 우 대표 생각이다. 그는 “반도체 칩은 설계와 제조로 구분되는데 두 프로세스는 별개이며 전혀 다른 색깔의 기업이 각각의 영역을 담당한다. 반도체 제조보다는 설계가 연계 발전에 더욱 유리하리라 생각한다”며 “차량 부품사와 연계된 새로운 차량용 반도체 칩을 개발하며 이를 설계하는 기업을 키우는 것은 기존 자동차 부품사들이 대거 자리 잡은 부울경의 장점을 살리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 대표는 부산의 게임 산업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추후 메타버스 산업이 성장하며 새로운 유형의 게임이 등장할 것이다. 새로운 산업이 펼쳐지는 과정에서 새로운 게임 기기(VR 기기 등)가 필요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기기의 작동을 보조하는 새로운 반도체 칩 정도는 작은 규모의 지역 기업도 도전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게임과 디바이스가 다양해지는 과정에서 틈새시장이 일부 열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러한 틈새시장도 주목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