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 홍보전에 찬물 우려
- 市, 현장점검 등 대책 고민

방탄소년단(BTS)이 오는 10월 부산 기장군 일광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특별 무료 콘서트를 연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인근 숙박업소 가격이 폭등했다. 공연 당일 기장·해운대 인근 숙소 예약은 대부분 마감된 가운데 일부 업체는 기존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가격을 인상해 부산의 도시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국내 유명 숙박앱을 보면 BTS 콘서트 당일(10월 15일) 송정과 기장 일대 호텔과 모텔은 대부분 예약이 마감됐다. 부산 전역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상당수의 숙소는 만실로 나타났다. 특히 남아 있는 객실의 가격은 평소의 서너 배를 웃돌았다. 평소 숙박료가 40만 원대인 광안리의 2성급 호텔(패밀리룸) 숙박료는 BTS 콘서트 당일 120만 원을 호가하고, 3성급 호텔 스위트룸은 100만 원으로 밝혀졌다. 또 송정의 2성급 숙소 가격은 61만2000원~135만7000원으로 조회됐다. 이곳의 숙소 가격은 이달 말 기준 최대 24만 원 수준이다.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4성급 호텔 관계자는 “공연 날짜가 공개된 24일 정오 전후 약 1시간 동안 전산 테러 수준으로 접속이 몰렸다”고 말했다. 기장의 특급 호텔 관계자도 “해당 날짜 예약 속도가 예년보다 매우 가파르며, 객실료도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온라인에는 일방적으로 숙소 예약 취소를 당했다는 사례가 속출했다. BTS 팬클럽 회원이라고 밝힌 A씨는 “이틀 동안 숙소 세 곳의 예약이 취소됐다”고 밝혔고, 또 다른 팬 B 씨도 “기장 인근 숙소가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하더니 1박에 350만 원으로 올렸더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기장의 한 숙소는 1박 가격을 500만 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숙박업소의 폭리를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투숙일 10일 전까지는 예약을 취소해도 계약금 환급이 이뤄지면 문제가 없으며, 자율 책정인 숙박료는 제재도 어렵다”고 밝혔다.

숙박업체의 지나친 상술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연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BTS 팬클럽 아미라고 밝힌 박모(35) 씨는 “월드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숙박업소들의 바가지로 도시 이미지가 추락했다”며 “다른 지역 아미들의 원성도 자자하고, 차라리 울산과 경남에 숙소를 잡겠다는 이들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BTS 콘서트를 둘러싼 숙박업소 바가지 논란이 커지자 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지난 26일 현장 계도를 실시했고, 현장점검반을 편성해 지속해서 지도점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