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가 정부의 ‘군 급식체계 경쟁방식 전환’ 움직임에 다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7일 수협은 최근 국민의힘과 ‘군 급식 문제해결 방안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이 사안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수협은 군 급식을 경쟁조달로 진행하면 수입 수산물을 통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대기업이 군납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어업인의 우려를 국민의힘 측에 전달했다. 이에 국민의힘 관계자는 수협의 의견을 국방부에 전달하는 한편 급식체계 재검토를 건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해 경쟁방식을 통한 납품 음식 조달, 민간 위탁 운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군 급식체계 개편 방안을 내 놓은 바 있다. 당시 국방부는 1970년에 도입된 수의계약제도는 독점을 용인할 우려가 높은 데다 다양한 식품 구입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점 등을 체계 개편의 이유로 거론했다. 또 경직된 방식으로 인해 신세대 장병들이 선호하는 급식을 제대로 제공하기 힘들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학교급식체계를 활용한 ‘장병급식 전자조달체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한 부대에서 장병들이 식사를 위해 음식을 담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수협은 군의 부실 급식 문제는 잘못된 제도 운영에서 비롯된 것임에도 이를 조달체계의 오류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뒤바뀐 처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수협은 이어 지난해 감사원이 감사를 통해 군 부실 급식으로 원인으로 ▷비인가자에 대한 영내 급식 이용 ▷부식·후식 과다 배분 ▷군부대 간부에 대한 급식비 과소 공제 ▷정량급식에 대한 지도 감독 소홀 ▷군 급식 예산 배정과 운영에 대한 관리 감독체계 부재 등을 지적한 점을 들어 국방부 논리를 반박했다.

수협 측은 “경쟁입찰이 실시되면 ‘최저가격 최저품질’이라는 결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는 국내 농수축산물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식량안보에도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 같은 문제점 해결을 위해서는 국방부가 군 급식 개편안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