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3.52%·코스닥 4.72%↓
- 정부,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 시사

미국 물가 상승률이 41년 만에 최고 증가율을 보이자 13일 코스피는 3%, 코스닥은 4% 이상 추락하는 등 국내 증시가 휘청거렸다. 원/달러 환율은 하루 새 15원 넘게 급등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물가 충격의 여파로 전장보다 45.66포인트(1.76%) 내린 2550.21에 개장한 이후 급락, 전 거래일보다 91.36포인트(3.52%) 내린 2504.51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12일의 연저점(2546.80)을 경신한 것인데, 종가 기준으로는 2020년 11월 13일(2493.97) 이후 1년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낙폭으로는 2020년 8월 20일(-3.66%) 이후 최대다.

미국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8.6%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며,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전망치(8.3%)와 전월 상승률(8.3%) 모두 웃돈 수치다. 미국 CPI 상승률이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대됐다. 이는 투자심리 약화로 이어져 뉴욕증시 주요 지수도 모두 급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006억 원을, 기관이 2178억 원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은 6677억 원을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2.66% 하락해 6만2100원까지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네이버(-5.93%), 카카오(-4.49%), 카카오페이(-10.22%), 카카오뱅크(-8.05%), 하이브(-10.96%), SK바이오사이언스(-6.61%) 등도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09포인트(4.72%) 내린 828.77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2020년 8월 3일(827.57) 이후 1년 10개월 여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이날 하루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71조 원, 코스닥 시가총액은 약 17조 원이 각각 증발했다. 총 88조 원이 사라진 셈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20원 가까이 급등하는 등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정부가 “필요하면 관계기관 공조 하에 즉시 시장안정조치를 가동하겠다”며 구두 개입에 나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1원 오른 달러당 1284.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