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3.0% 포인트 인상되면 절반 가량의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영향으로 한국도 앞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비금융 외감기업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과 이자비용 자료가 모두 있는 전국 1만7827곳 기업을 대상으로 금리 인상 시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의 관계를 추산한 결과 이와 같은 전망이 예상됐다고 23일 밝혔다.

외감기업이란 자산총액 120억 원 이상인 주식회사 가운데 의무적으로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 곳이다. 전경련은 이들 외감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동일하고 기업의 조달금리가 1.0~3.0% 포인트 변동하는 것을 이번 분석에서 가정했다.

전경련 분석에 따르면 금리가 1.0% 포인트 상승하면 일시적 한계기업은 5.4% 포인트 증가하고 이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이자비용은 8조6900억 원에 이르렀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으로 이자보상 비율 100% 미만이거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곳이다. 주변 환경 때문에 단기적으로 한계 상황에 내몰리는 곳을 일시적 한계기업이라 한다.

금리가 2.0% 포인트 상승하면 일시적 한계기업은 9.5% 포인트 늘고 추가 이자비용은 17조 9200억 원 증가했다. 3.0% 포인트 오르면 일시적 한계기업은 13.1% 포인트 증가하고 추가 이자비용은 26조 8800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업의 자금조달 금리가 3.0% 포인트 올라간다면 외감기업 절반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고 이자비용 부담이 배가량 늘어난다는 게 전경련 분석이다.

산업별로는 금리 3.0% 포인트 인상 시 제조업(14.9% 포인트),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14.6% 포인트), 부동산업(16.7% 포인트),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14.8% 포인트) 등에서 일시적 한계기업이 급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도 금리가 3.0% 포인트 인상되면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이 35.4%에 이르렀다. 10곳 가운데 3곳의 대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이자비용보다 적은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34.1%였다. 만일 금리변동으로 조달금리가 3.0% 포인트 상승하면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이 47.2%(13.1% 포인트↑)까지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숙박음식업 대다수(84.3%)가 일시적 한계기업이 됐다. 대기업도 35.4%를 차지했다.

전경련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현재 경제 상황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금리의 급격한 인상은 한계기업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아 자칫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정책을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