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도 영향
- 체감유가 이미 배럴당 100달러
- 정부, 유류세 인하 연장안 검토

국제유가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국민이 체감하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의 3월 금리 인상 가능성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고려할 때 유가·환율의 동반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휘발유 가격을 비롯한 국내 소비자물가도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2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공시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 기준)은 지난달 28일 배럴당 87.58달러로 집계됐다. 하루 앞선 지난달 27일(87.80달러)에는 2014년 10월 이후 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달러화’ 가격일 뿐 국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유가는 원화로 환산해 봐야 알 수 있다. 지난달 28일 원/달러 환율은 1205.5원이었다. 이에 따라 원화로 환산한 두바이유 가격은 10만5577원(87.58달러×1205.5원)이 된다.

이 가격과 가장 근접했던 시기는 2014년 8월 12일(10만5975원)이다. 당시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03.25달러였고, 원/달러 환율은 1026.4원이었다. 결국 환율까지 고려한 현재의 체감 유가가 2014년 8월 12일(103.25달러)처럼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르면 다음 달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분위기다.

유가·환율의 동반 상승은 기름값을 비롯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국내 휘발유 가격은 다시 ℓ당 18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마지막 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휘발유 평균 가격은 1651.0원(이하 ℓ당)으로 전주보다 18.9원 올랐다. 같은 기간 부산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도 1614.9원에서 1627.9원으로 13.0원 올랐다. 아직은 1600원대 수준이지만 국제유가와 환율이 함께 상승하고 있어 1800원대로 올라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유가가 각종 제품의 원재료 성격을 갖는 만큼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에 근접하거나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3.7%에 달했다. 부산은 3.6%였다. 정부는 오는 4월 말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의 연장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