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울산 남구 SK에너지 울산공장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불이 나 소방대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공 : 울산소방본부)

최근 5년간 경남과 울산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가 매년 1건 이상은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지난 12일 울산 남구 SK에너지에서 대형 ESS 화재가 발생해 연초부터 우려가 커지고 있다. ESS와 관련한 정부의 안전 규제 조치가 더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주환(부산 연제구)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ESS 화재 사고 건수는 총 32건에 달했다. 사고에 따른 재산 피해는 총 466억 원으로 집계됐다.

ESS는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장치다. 정부가 추진 중인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필수적인 기기다.

같은 기간 경남에서는 거창 2건(2018년 7월 21일 및 2018년 11월 21일)을 비롯해 양산(2019년 1월 14일) 하동(2019년 10월 21일) 김해(2019년 10월 27일) 등 총 5건의 ESS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울산에서는 1건(2019년 1월 21일)이 발생했다. 지난 5년간 경남·울산에서 적어도 1건 이상의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부산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올해 들어서도 지난 12일 SK에너지 울산공장에서 대형 ESS 화재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화재는 동원된 소방 인력만 119명에 달할 정도로 우려를 높인 사고였다.

국내 ESS 설비에서 처음으로 불이 난 곳은 전북 고창(2017년 8월)이다. 이 화재를 시작으로 2018년 5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총 27건의 화재가 연이어 발생했다. 정부는 2019년 1월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를 꾸렸고 그해 6월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운영·환경·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등을 화재 원인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화재가 계속됐고 이에 정부는 2019년 10월 ‘ESS 화재사고 조사단’을 새로 구성해 2차 조사를 벌였다. 그런데도 ESS 화재는 2020년과 2021년 총 4건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조사단을 꾸려 3차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산업부는 “현재 현장 조사와 실증을 진행 중”이라며 “오는 4월쯤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부 안팎에서는 ESS 화재가 계속되면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에 타격이 불가피하므로 강력한 안전 규제가 뒤따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