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받은 가계 이자 부담 확대
- 은행 3분기 역대급 실적 경신

한국은행이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빚이 있는 가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은이 지난 8월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은행과 정책대출상품의 금리가 오른 만큼 이자부담도 확대되고 있는데, 향후 추가 금리인상이 이어지면 이 같은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금리인상으로 은행권은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고 있어 가계와 은행의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지난 12일 주택도시기금 정책 대출 금리를 일제히 인상했다. 일반가구의 ‘내집마련 디딤돌대출’만 봐도 종전 만기·소득수준에 따라 연 1.85~2.40%이던 금리가 0.15~0.35% 포인트 올라 연 2.00~2.75%가 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 8월의 한은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중은행과 주택금융공사의 대출금리가 올라 디딤돌대출 등과의 금리 격차가 확대되자 격차를 좁히기 위해 단행된 것이다.

추가 금리인상이 이어지면 이들 정책상품의 금리 또한 오를 수밖에 없다. 당장 이달 중 한은 금통위는 오는 25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더 올리고, 내년 초에도 0.25% 포인트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고 금융불균형 문제도 심각하다는 것이 한은 금통위의 시각이기 때문이다. 또 미국이 물가 관리에 적극 나서기로 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는 내년 1월부터 카드론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기로 해 카드론 금리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표준등급 기준에 따르면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9월 말 기준 12.6~13.39%인데 이 금리 또한 오를 전망이다.

다만 금리인상으로 인해 국내 금융지주들의 3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4조361억원으로, 5대 금융지주 모두 지난 한해의 기록을 3분기 만에 뛰어넘었다. 이달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금융지주들의 실적 잔치가 이어져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