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금융시장 전망과 관련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지속 가능성 ▷중국의 패러다임 전환 및 규제 리스크 ▷국내 가계부채 누증 및 금융불균형 우려가 3대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됐다. 9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2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분석했다.

연구소는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관련해 공급측 불안 요인을 강조했다. 부품·소재나 선박 산업의 특성상 공급 개선이 신속히 이뤄지기 어렵고, 기후변화 대응 과정에서의 에너지 가격 불안·GVC(글로벌 밸류 체인)약화에 따른 비용 상승 등 구조변화 과정에서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엠케이글로벌 파이낸셜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리드타임(발주에서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은 올해 3분기 36~40주에서 내년 4분기 18~20주로 짧아진 후 다음 해인 2023년 말이 되어서야 8~12주인 정상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개선이 어려운 가운데 반도체의 경우 미국과 중국의 갈등 관계도 악영향을 미치며 불안정성이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또 저탄소 전환 과정에서 전통 에너지산업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규제가 강화되면서 원자재 수급불안 우려도 높아질 것이라고 연구소는 내다봤다.

중국의 질적 경제성장 추진과 공동부유 강조 속 규제 리스크도 요인으로 지목됐다. 불균형 해결이 쉽지 않은 가운데 규제가 강화되면 성장에 제약이 있을 가능성이 크고, 특히 부동산 규제 강화로 인한 경기 위축·부동산 개발업체 디폴트 우려·지방정부의 부채 부실화 등 위험이 상존한다는 전망이다.

연구소는 “사회주의 정책 노선 강화와 함께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 우려가 부각되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을 시작으로 한 부동산, 게임 등 전방위적인 산업 규제는 정책 리스크에 따른 투자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늘어난 국내 가계부채의 부정적 영향력은 내년에 더 확대될 것으로 진단했다. 가계부채 증가는 가계소비를 위축시키고, 주택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 가계부채는 저금리 기조 심화, 주택매매 수요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2014년부터 증가세가 확대됐고, 코로나19 발생 이후 생활비와 레버리지 투자 과열 등으로 급증했다. 가계 상환부담은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부채 증가와 원리금분할상환 유도 정책에 따라 늘고 있다.

연구소는 “가계부채에 대한 정책 당국의 위험성·시급성 인식과 적극적인 대응 의지는 긍정적이나, 대응책이 자칫 급격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촉발할 경우 신용 리스크 및 경기침체를 초래할 우려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