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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어선설계 30년전 디자인 적용…한국조선기자재 진출 기회”

KOMEA 현지 콘퍼런스 성료

  •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  |   입력 : 2021-10-03 21:59:03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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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기업과 협력해 조립·생산
-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 진출해야”
- 극동 수산협회와 협약 체결 성과
- 국내 업체 열교환기 수출계약도

신흥 선박 발주 시장으로 떠오른 러시아를 사로잡기 위해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KOMEA)이 현지에서 개최한 콘퍼런스(국제신문 9월 28일 자 12면 보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한국과 러시아 조선해양 전문가들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고, 파트너십 체결과 기자재 수출 계약 등 실질적인 성과도 거뒀다.
지난달 30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롯데호텔에서 ‘2021 코마린 콘퍼런스 블라디보스토크’가 열리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제공
KOMEA는 지난달 29일~지난 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국과 러시아 조선·해양산업 파트너십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2021 코마린 콘퍼런스 블라디보스토크’를 개최했다. 콘퍼런스에서는 러시아 조선해양 시장에 어떤 기회가 있는지와 국내 기업이 진출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심도 깊게 논의됐다.

KOMEA 강남영 러시아 지사장은 ‘러시아 조선 산업에서의 새로운 기회’라는 주제 발표에서 러시아에서 현재 118척의 어선 건조가 진행 중이고, 2030년까지 115척의 추가 발주가 예상된다고 소개했다. 어선 한 척당 평균 선가는 250억 원으로 모두 합치면 5조 원이 훌쩍 넘는 거대한 시장이 형성된 셈이다.

이처럼 활발한 선박 건조를 이끄는 동력은 러시아 정부의 ‘투자 쿼터’다. 이는 신규 어선과 가공 시설에 투자하는 수산 기업에 어획 쿼터할당량을 추가 배분하는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어선 경쟁력은 떨어진다. 러시아 원양수산리서치사 올레그 브라투힌 대표는 ‘극동의 어선건조 현황과 전망’ 발표에서 러시아의 자체 어선 설계에 30년 전 디자인이 적용되는 등 신기술 적용이 더디다고 소개했다. 또, 러시아에서 50m 길이 크랩 어선을 건조하려면 한국에서 같은 크기의 트롤 어선을 건조하는 것보다 약 2배의 비용과 기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KOMEA 관계자는 “러시아는 어선 설계를 유럽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설계 단계부터 고려된 유럽산 기자재 사용이 두드러졌는데, 우크라이나와 벌이는 크림반도 영토 분쟁을 놓고 미국, 유럽이 대 러시아 제재에 나서면서 기자재 공급망이 무너지고 어선 건조가 지연되고 있다. 적극적으로 노력하면 한국과 러시아가 윈-윈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 조선 기자재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산 기자재를 사용할 때마다 국산화 점수를 부여하고 이 점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야만 선주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강남영 지사장은 “한국 기업이 꼭 현지에 공장을 짓지 않아도 러시아 기업과 협력해 현지에서 조립하거나, 핵심 부품은 수출하고 나머지는 러시아에서 생산해 기자재를 완성하는 식으로도 점수 획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콘퍼런스 개막에 앞서 한국 기자재 기업 KOSMG가 러시아 기자재 기업인 비네타에 판형 열교환기를 수출하는 계약이 체결됐다. KOMEA는 이 수출 계약이 한국 기업의 러시아 진출을 위한 현지화의 첫발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함께 선박·기자재 공동 설계, 건조, 유지보수에 협력하는 KOMEA와 극동 수산협회간 협약도 체결됐다. KOMEA는 이번 콘퍼런스와 함께 개소한 블라디보스토크 거점기지를 통해 현지와 다양한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도덕희 한국해양대 총장은 “접근은 쉽지 않지만, 기자재 업계에 큰 기회가 되는 거대한 시장이다. 내년에도 콘퍼런스를 개최해 교류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정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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