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완공된 명지까지 포함
- 사업성 없어 市 협의중인 대저도
- 지역에 ‘보여주기식 행정’ 비판

국토교통부가 5년 단위의 전국 환승센터 구축 방안을 발표하면서 보류됐거나 이미 공정이 완료된 부산의 사업까지 포함하면서 논란이 인다. 대신 신규 사업은 전무해 국토부가 지역에 ‘보여주기식 행정’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26일 국민 교통 편의 제고를 위한 ‘제3차 환승센터 및 복합환승센터 구축 기본계획’(2021~2025년)을 확정했다. 2025년까지 환승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지금보다 배 이상으로 확충해 ‘3분 이내 환승’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환승센터 기본계획은 국가통합교통체계효율화법에 따라 수립하는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부산에서는 사상역 광역환승센터와 명지·대저역 환승센터가 3차 계획에 포함됐다. 울산과 경남에서는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마산역 광역환승센터가 이름을 올렸다. 개별 사업의 규모와 형태 등에 따라 10%에서 최대 30%의 국비가 지원된다. 국토부는 완결성 높은 광역교통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지역 거점지역에 환승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필수라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부산 사업에 신규 공정이 전혀 없다며 국토부 계획의 허술함을 지적한다. 명지 환승센터는 올 3월 완공됐으며 사상역 광역환승센터는 2023년 준공을 목표로 현재 실시설계 등이 진행 중이다. 게다가 대저역 환승센터는 지난 5월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보류된 사업임에도 국토부 계획에 수록됐다. 3개월에 걸친 수요조사 결과, 이 시설의 하루 평균 이용객이 100여 명으로 예상되자 부산시는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해 국토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3차 계획에서 이를 제외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명지환승센터는 올해까지 사업이 진행된 까닭에 3차 계획에 포함했다”고 해명했다. 국비가 지원된 연도를 기준으로 하면 명지환승센터를 이번 계획에 넣어도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 이어 “부산시로부터 대저역 환승센터 추진 보류 방침을 통보받기는 했으나 3차 계획 수립 용역이 그 이전에 수행돼 해당 사안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대저역 환승센터 구축에 국비 반영이 확정된 만큼 시와 협의를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토부가 한국교통연구원을 비롯해 각 지자체, 관계기관 등과 수차례 의견 수렴을 거쳐 계획안을 마련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 등은 국토부의 3차 계획이 지역의 교통체계 현실과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부산에서는 에코델타시티 조성과 가덕신공항공 건설 등 향후 대중교통 수요가 증가할 요인이 많아 추가 환승센터 구축이 필요한 데도 국토부가 이를 고려하지 않은 ‘행정적 실수’를 범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와 함께 국토부가 환승센터 건립과 같은 주요 정책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비수도권을 외면한다는 비판도 어김 없이 제기된다. 염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