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BPA)가 부산항의 물류대란을 완화하기 위해 부산신항 인근에 대규모 화물 임시장치장을 개장했지만 운영 업체 선정을 놓고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21일 부산시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이하 부산화물협회)는 “BPA가 중소 수출화주들을 지원하고자 마련한 부산신항 배후부지 내 임시장치장 운영권이 특정 대형업체에 돌아감으로써 공익목적이 아닌 영리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산항은 컨테이너터미널의 혼잡으로 인해 물류대란이 야기되고 있다. 현재 부산항 전 컨테이너터미널의 장치장 점유율은 90%대를 오르내리고 있고, 수출컨테이너는 선박 입항 5일 전부터 터미널에서 받아주고 있다. 이 때문에 상당량의 수출 컨테이너가 화주의 공장에서 바로 컨테이너터미널로 반입되지 못하고 인근 사설 물류센터나 컨테이너 보관시설에서 며칠씩 보관되는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중소운송사가 협회에 해결방안을 강구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

　이에 지난 5월 말 부산화물협회가 신항 배후부지 내 유휴부지를 물색해 BPA에 임시장치장으로 활용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고, BPA는 기반 공사 등을 마친 뒤 지난 21일 서컨테이너 배후부지 인근 7만㎡ 규모의 임시 장치장을 개장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형물류업체를 비롯한 다수의 운송사가 BPA에 동일한 목적의 부지를 제공해달라고 요구하면서 BPA가 공개 입찰을 시행, 지난 16일 C 기업이 사업자로 낙찰돼 앞으로 6개월(최대 1년)간 운영을 맡게 됐다.

　부산화물협회는 “애초 부산화물협회와 BPA는 대상 부지를 공익 목적에 사용하기로 하고 모든 운송사에 대해 아무런 제약 없이 공정하게 운영한다는 합의가 있었지만 입찰을 통해 개별운송사가 영리목적으로 운영하게 허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특정 재벌업체에 특혜를 주게 됐다”며 “특정 업체가 임시장치장을 공익목적이 아닌 영리목적으로 활용할 경우 실질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그 폐해는 고스란히 중소운송사에게 미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향후 임시장치장의 운영이 입찰조건에 정해진 공익적 용도에 제대로 활용될 것인지에 대해 BPA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BPA 김춘현 운영본부장은 “공기업은 일정 규모 이상의 계약에 대해 수의계약 대신 공개 입찰을 해야 한다”며 “입찰 조건에 전체 부지의 3분의 2를 중소물류업체에 할당하기로 돼 있고 자체 관리도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애초 부산화물협회와 부지를 공동물색하는 등 장치장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기 때문에 공공성 확보와 중소운송사의 원활한 활용을 위해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신항 대체장치장 위치 및 수출화물 임시보관장소. 해수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