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가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중분위)의 북항 재개발지역 행정경계 조정안에 불복해 9일 대법원에 제소했다. 행정구역 조정에 따라 오페라하우스와 같은 핵심시설을 관할하는 자치단체도 달라진다.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 조감도. 국제신문 DB

　최형욱 동구청장은 10일 “현재 해상매립지 경계 기준은 애매한 구석이 많다”면서 “중분위는 ‘국가 균형발전’을 이유로 북항의 경계를 결정했다. 과거 북항의 중앙부두 관할권은 동구에 있었다. 중앙부두 앞을 매립한 지역은 당연히 동구 관할이 돼야 한다”고 제소 이유를 밝혔다.

　앞서 중분위는 지난 5월17일 심의를 열고 북항 재개발지역 핵심시설인 오페라하우스와 IT영상전시지구 2곳을 중구의 행정구역으로 봤다. 나머지 IT영상전시지구 2곳과 부산역 뒷편은 동구 관할로 두게 됐다. 중분위의 이런 판단은 영주고가도로를 기준으로 경계를 나눠야 한다는 부산항만공사와 중구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중분위의 의결은 대법원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구속력을 갖는다. 이 때문에 해당 부지 소유자의 재산권 행사가 막히거나 건축물 준공승인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법원이 중분위의 결정을 뒤집는 판결을 할 경우, 판결 중 이루어진 오페라하우스 인허가 등에 대한 행정적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부산시는 대법원 판결 전 동구의 입장변화가 있을 때는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해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부산시 김정수 자치분권과장은 “제소 여부와 관계없이 (중분위의 의결안은) 구속력이 있다. 그것에 맞춰 북항 재개발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대략 4~5년은 걸릴 전망이다. 최형욱 동구청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적 권리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중구는 대법원 판단도 중분위와 비슷하게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최진봉 중구청장은 “지금은 동구와 중구가 화합해야 할 때”라며 “대법원에 가서도 중구 안이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부터 진행된 북항 재개발지역 행정경계조정 협의가 난항을 겪자 부산항만공사는 지난해 행안부에 중재를 요청했다. 동구는 육상 경계를 기준으로 행정 경계를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구가 주장하는 경계선을 기준으로 하면 오페라하우스는 동구가 가져가게 된다. 이에 중구는 육상 경계의 오랜 기점인 영주고가교를 기준으로 나눠야 한다고 반박했다. 지난 5월 행안부 중분위가 사실상 중구의 손을 들어주며 중구에 오페라하우스와 IT영상전시지구의 절반 가량이 편입됐다. 이에 따라 중구에 인구증가와 세금 확대 등의 효과가 예상된다. 정채영 기자

	북항 행정구역 경계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