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2026년까지 센터 건립
- 국책 R&D 참여 150억 확보도

대한민국 해양·수산 1번지인 부산이 국내 처음으로 ‘해양수산기자재 시험·인증센터’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센터가 만들어지면 타 품목과 달리 KS인증제가 없어 제품에 대한 불신이 컸던 국산 해양수산기자재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관련 산업 발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가 150억 원에 이르는 해양수산산업 기자재 표준화 관련 국책 R&D(연구개발) 사업 참여를 확정하면서 센터 구축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해양수산기자재 시험·인증 센터 조감도. 부산시 제공

5일 부산시는 해양수산기자재 시험평가 인증기반 구축사업을 오는 2026년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예상 사업비는 총 195억 원으로 추정된다. 참여기관은 시를 비롯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국립수산과학원 부경대학교 등이다. 입지 후보지는 서구 해운대구 기장 등 관내 해안 인근이다. 계획대로라면 시는 이달 중 관련 국비를 신청하고 내년에 기본·실시 설계, 2023년 착공 후 2026년 준공이다.

시험·인증센터 구축 관련 기획과제로는 ▷KCL 부산 분원 유치 ▷현 수산기자재의 동향 반영 기획보고서 작성 ▷국비 확보를 위한 모니터링 ▷산학연관 전문가 인력풀 지원 등이다. 시가 부산 분원을 추진하는 KCL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유관기관으로, KS KC 인증 대표기관이다. 14본부 56센터 904명의 인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최근 수산기자재 표준화 관련 국책 R&D 사업에 선정돼 국비 150억 원을 확보하게 된 점도 시험·인증센터 구축 사업에 탄력을 더할 전망이다. 시는 지난 2월 해양수산부 산하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이 공모한 ‘2021년 해양수산산업 기자재 표준화 기술개발사업’ 공모에 KCL을 주관기관으로 공동참여해 해양수산 기자재 4개분야 한국표준(KS) 및 국제표준(안) 개발 등을 제안했다. 지난 2일 신규사업자로 KCL이 선정됨으로써 오는 2025년까지 5년 간 국비 150억 원을 받게 됐다.

수산기자재 산업은 관련 기업의 50%가 부산에 기반을 둘 만큼 지역의 필수 산업이다. 수산물을 어획할 때 쓰이는 어구들,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모터·발전기, 수산물 가공에 사용되는 기계 등을 포괄하는 수산업 분야의 기반산업과 함께 유어(낚시)어업, 수산업 연계 관광 등의 수산관련 서비스, 수산 유통업, 어선건조수리업 등 전·후방산업이 모두 포함된다. 연간 수산기자재 세계시장 규모는 대략 50조 원으로 추정되며, 수산물 가공·유통 기자재 등까지 확대하면 금액은 훨씬 커진다. 국내 시장 규모는 연간 2조 원대로 알려져 있다.

최근들어 기계·전자·정보통신 등 다른 산업과의 융·복합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낮은 기술력과 값싼 중국 제품에 치여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특히 타 산업이나 서비스와 달리 국가가 품질을 인증하는 KS 인증에서 빠져 있어 향후 관련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R&D 투자 확대를 통한 기술 및 시장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시 관계자는 “현재 해양수산기자재 산업은 국내·국제 표준화 기술이 없는 상태로 시험·인증센터 구축을 통해 부산이 전세계 표준화 기술을 선점한다는 의미가 크다”며 “KCL과는 수년 전부터 수산기자재 품질인증제도 및 센터 구축의 필요성을 공감해 기획 단계부터 사업비 확보까지 공동으로 대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