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음주 운항이 의심되는 선박의 해기사가 당국의 음주측정을 1차만 거부해도 면허가 취소된다.

25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음주 운항 단속 실효성 강화를 목적으로 한 ‘선박직원3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음주측정을 거부한 해기사에 대해 횟수에 상관 없이 면허를 취소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은 음주측정 거부 때 부과되는 제재가 음주 운항으로 받는 처벌에 비해 관대하다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전 법에는 음주 운항으로 적발되면 혈중알코올농도 0.03%에서 0.08% 미만은 1차 위반 때 업무정지 6개 월, 2차 위반 때 면허취소, 0.08% 이상 때는 즉시 면허 취소처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음주측정 거부 때는 1차 위반 때 업무정지 6개 월, 2차 위반 때 면허가 취소된다. 이 때문에 해기사가 혈중알콜농도 0.08% 이상의 음주를 했을 때 정상적으로 음주측정이 이뤄지면 면허가 취소되지만 측정을 거부할 때는 업무정지 6개 월의 행정처분만을 받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또 음주 운전자가 측정에 불응하는 경우 곧바로 면허취소 처분을 내리는 현형 도로교통법과도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이유로 해양경찰청 등에서는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을 정치권 등에 계속 요구했다. 해경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음주 운항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최근 5년(2016년~2020년)간 음주 운항으로 단속된 사례는 555건(매년 평균 111건)으로 나타났다. 2016년 117건, 2017년 112건이던 단속 건수는 2018년 82건으로 줄었으나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115건, 119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