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경남, 전년비 7.2% 줄고
- 제주 10.1%↓ 코로나 직격탄
- 수도권, 온라인 쇼핑몰 등 집중
- 전국서 유일 5.4% 증가 대조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국내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전자상거래 업체 대부분이 밀집한 수도권에 수혜가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은행의 ‘2020년 중 국내 지급결제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부산 경남 지역에서 사용된 개인 신용카드 금액은 일평균 1140억 원으로 전년(1230억 원)보다 90억 원(-7.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지역이 -4.8~-10.1%의 감소율을 보였고, 제주 지역은 -10.1%로 가장 큰 감소 폭을 나타냈다.

반면 수도권은 지난해 일평균 사용금액이 1조1220억 원으로 전년(1조650억)보다 5.4% 증가했다. 한은은 “온라인 쇼핑몰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가 대부분 수도권에 소재하면서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시장이 성장하면 지역에서 소비가 발생해도 대형 유통 회사를 비롯한 온라인 쇼핑몰이 집중돼 있는 수도권 업체가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가 이번에 확인된 셈이다.

소비유형별로 이용금액을 보면 전자상거래는 전년보다 24.2%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자동차(+20.6%), 가구·가전(+6.3%)의 이용규모가 전년 대비 늘어났다. 여타 업종은 대부분 감소한 가운데 여행(-66.0%), 교육(-17.1%), 음식점(-14.3%) 등은 코로나19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용·체크카드를 포함한 지급카드의 이용규모는 전년보다 0.6%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지난 2019년(+5.8%)에 비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이용규모를 월별로 보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3~4월 중 큰 폭 감소했다가, 5월 이후 증가로 전환했다. 이어 연말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12월 들어 다시 감소를 기록했다.

지급카드 이용규모는 일평균 2조5000억 원을 기록했고, 신용카드 사용액은 감소로 전환(-0.3%)했다.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1998년(-9.1%), 2003년(-22.2%), 2004년(-26.8%) 세 차례에 불과하다. 체크카드 증가세(+1.5%)도 지난 2019년(+6.2%) 대비 둔화했으나, 선불카드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등으로 큰 폭 증가(+590.8%)했다. 결제 형태별로는 스마트폰 등을 통한 비대면 결제(일평균 8000억 원) 이용 규모가 전년 대비 높은 신장세(+16.9%)를 나타냈다.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