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가 시장 예상을 넘어서자 주요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올해 GDP 전망치도 최대 0.3%포인트 높여 잡았다.

　2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4분기 GDP 성장률 발표 이후 보고서를 발간한 IB 6곳과 리서치 기관 1곳 가운데 3곳이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을 0.1~0.3%포인트 상향했다. 주요 기관들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7~5.0%에 분포한다.

　한국의 4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및 전기대비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전기대비 성장률은 1.1%,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1.4%로 각각 예상 중간값인 0.7%, -1.7%보다 높게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슬럼프를 기록한 글로벌 경제와 비교하면 한국은 양호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기관들은 수출과 투자 부문이 예상을 상회해 향후에도 호조세가 예상되지만 내수 부문 전망은 엇갈렸다. 긍정적 전망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300~400명대로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올해 민간소비 회복이 성장률에 상당 부분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비자들이 새로운 소비 행태에 적응하고 있으므로 경제영향도 비교적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반면 여전히 부진한 고용시장을 고려하면 큰 폭의 내수 회복은 신중하게 봐야 하고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소비 회복은 내년에나 가능하다는 평가도 있다. 정부 소비는 올해도 늘면서 경제 성장에 상당 부분 기여할 것으로 봤다.

　앞서 지난해 12월 말에도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씨티,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JP모건, HSBC, 노무라, UBS 등 해외 IB 9곳은 한국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을 평균 3.4%로 전망했다. 한 달 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 올린 것이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