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해양환경 문제의 원인이 되는 해양쓰레기를 미래 기술인 수소 선박을 이용해 극저온 상태에서 얼려 파쇄하는 기술이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모듈(핵심 설비)이 탑재된 상태의 LNG-수소 하이브리드 추진방식을 이용한 선박 개념도. 이 선박을 이용하면 해양쓰레기의 수거 및 처리를 배 위에서 바로 할 수 있는 친환경적 ‘원스톱 플랫폼 운영’이 가능하다. 부산대학교 수소선박기술센터 제공

부산대학교 수소선박기술센터는 ‘해양 부유쓰레기 수거·처리용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선박 개발 및 실증사업’ 기획 연구의 최종보고서를 해당 부처에 제출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다부처 공동기획연구사업으로 선정돼 부산 울산 경남 지자체를 포함한 민간업체와 함께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수행했다.

연구의 핵심은 ‘해양영역 탈탄소화를 위한 실행도구 확보’를 목표로 LNG-수소 하이브리드 추진방식을 이용한 친환경 선박으로 해양쓰레기의 수거 및 처리를 바로 할 수 있는 ‘원스톱 플랫폼 운영’이다. 현재 해양쓰레기 대부분을 육지로 옮겨와 소각하면서 이산화탄소 발생 등 심각한 환경 문제를 낳고 있다.

연구책임을 맡은 이제명(조선해양공학과 교수) 센터장은 “LNG 추진에 이용되는 LNG의 극저온 냉열(영하 163도)을 이용해 해양쓰레기를 동결시켜 분말파쇄하는 과정과 분말을 원료로 하는 무공해 플라즈마 소각 과정을 거치면, 가장 친환경적인 쓰레기 처리가 육상 공정의 지원 없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증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LNG를 이용해 생산한 수소를 연료로 선박을 추진하는 최첨단 하이브리드 선박 개발도 포함돼 침체에 빠진 지역 조선 산업계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연구팀은 국내 해양쓰레기 처리 모함 역할을 할 컨트롤타워의 최적 선박 규모를 4000ｔ급으로 제안했다. 하루 20ｔ의 해양쓰레기를 연간 150일 처리한다면 한 해 40억 원의 선박운영 예산을 투입해 180억 원대 쓰레기 처리를 통한 수익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돼 ‘해양쓰레기 업사이클(재생)’의 신산업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센터 측은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부울경 지자체와 민간업체들이 수소 선박 건조에 관심을 갖고 이 사업에 16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연구팀은 다부처 공동연구사업 마지막 심의가 통과되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 연구개발자금(290억 원)을 지원받아 총 450억 원으로 해양쓰레기 처리와 수소 선박 실증을 동시에 수행할 계획이다.

이 센터장은 “공동연구 사업에 선정되면 정부가 제창하고 있는 2050 넷제로(2050년까지 순탄소배출량 ‘0’)에 가장 현실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며 “해양쓰레기 처리를 위한 부울경 협력체재 확보 및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를 통한 산업화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