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의 회원제·추대위 구성 ‘없던일로’
- 박수관·백정호 회장 2파전 가능성

내년 3월로 예정된 부산상공회의소(부산상의) 차기 회장 선출 방안이 나왔다. 상의 의원의 추천을 받은 이들이 합의해 단일 후보를 내고, 만약 의견을 통일하지 못하면 경선으로 최종 후보를 뽑기로 했다.

부산상의 회장단은 8일 상의에서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선출 방안으로 ‘적임자 추천’에 합의했다. 회장단은 현재 23대 상의 의원 120명이 추천하는 후보자를 모두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해 1차적으로 후보자들이 조정해 단일 후보를 내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후보자 추천은 다른 상의 의원이 할 수 있고, 본인이 스스로 해도 된다. 만약 조정을 통해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을 때는 경선을 치른다. 임시 의원총회를 열어 각 후보자의 정견 발표를 들은 뒤 최종 투표를 진행하는데 과반 이상 득표자가 나오면 최종 적임자로 결정하고, 그렇지 않으면 재투표를 실시해 과반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결선 투표를 치른다. 이렇게 결정된 최종 후보자는 내년 24대 상의 의원이 구성되면 총회를 열고 인준 과정을 거쳐 회장에 선출된다.

회장단은 허용도 상의회장이 제안한 추대위원회 구성은 논의 과정에서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킬 수 있어 제외하기로 했다. 부산상의는 다음 주 임시 의원총회를 열어 회장단이 합의한 내용을 공식화하고, 곧바로 차기 회장 후보 추천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회장단은 또 회장 선거 때마다 문제가 됐던 ‘임의 회원’ 제도를 없애기로 했다. 임의 회원은 해당 연도 회비를 일괄 납부한 기업인에게 임시로 상의 의원 자격을 부여해 회장 선출 투표권을 주는 제도로, 표를 확보하기 위한 편법으로 활용돼 논란이 일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회장단은 더 이상 회장 선출을 놓고 갈등이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 아래 적극적으로 논의해 ‘적임자 추천’이란 새로운 방식을 내놓았다”며 “24대 상의 의원이 선출되고 이중 또 다른 후보자가 나선다면 선거를 치를 수 있지만, 임의 회원이 사라지면 선거에 동원할 표가 없어 ‘선거’까지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허 회장의 추대안에 반대했던 기업인들이 오늘 회의에 참석해 새 방안에 합의한 만큼 별다른 문제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차기 상의 회장 선출안이 구체적으로 나오면서 어떤 후보가 나설지도 관심사다. 와이씨텍 박수관 회장이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동성화학 백정호 회장도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회장 선출에 참여할 뜻을 밝혀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부산상의 허용도 회장은 “다소 이견이 있었지만 추대라는 큰 틀 안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한 만큼 차기 회장 선출은 순리대로 잘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